
최근 축산업계에서 상당히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가 하나 있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삼계탕용 닭고기의 가격, 출고량 등을 7개 축산업체가 담합해온 것으로 보고 250억원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이다. 이어 최근에는 공정위가 16개 육계업체가 가격과 출고량에 대한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심의를 진행 중인데 지난해 삼계탕용 닭고기 사례처럼 축산업체들의 담합이 사실로 인정되면 과징금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축산업계는 해당 업체들이 의도적으로 폭리를 취하기 위해 담합행위를 한 것이 아니며 공산품과 달리 자체적으로 공급량 조절이 어려운 축산물의 특성과 업체들의 출하물량 결정에 정부의 수급조절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점 등을 공정위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도 축산업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데,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축산업체들이 정부, 전문가, 생산자 및 소비자대표 등으로 구성된 수급조절협의회에 참여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번 담합의심 행위는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부당이득을 취득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니므로 공정위의 제재조치는 재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공정위의 생각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어서 축산업계는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농산업과 달리 축산업은 생산농가부터 가공업체 및 판매업체까지 계열화가 꾸준히 진행돼 소비지 판매시장의 공급 과점구조가 상당한 수준으로 구축된 것이 사실이다. 주요 축종별 산업도 꾸준히 성장해 2020년 생산액이 한돈(돼지) 7조2000억원, 한우(소) 5조7000억원, 육계(닭고기) 2조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해 공정위의 관심을 끌었다. 대표적 생산자단체인 자조금 조직 또한 외연을 크게 확장해왔는데 한우와 한돈자조금 조직의 1년 사업예산이 각각 370억원과 33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축산업의 규모화한 성장은 "농업인들은 영세하고 시장에서 거래교섭력(bargaining power)이 취약하기에 하나로 뭉쳐 농자재 구매나 농산물 판매에서 공동행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전통적 논리의 타당성을 약화시킨다.
공정위의 육계업체 담합행위에 대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지만 축산업계는 새로운 과제를 받아들게 됐다. 농업 전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축산업에는 일반 제조업이나 유통업 등과 유사한 수준으로 시장행위에 대한 감시와 공익적 역할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므로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역량과 전략을 갖춰나가야 한다. 이제 농촌에서 가축만 잘 키우면 되는 시기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축산업의 환경오염 및 탄소배출 문제, 대체고기로 대표되는 새로운 경쟁문제 등으로 갈수록 다양한 난제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상황이지만 축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산업으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당분간 꽤 많은 시행착오와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축산농가와 업체들이 차근차근 잘 극복해나갈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