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디지털 사회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디지털취약계층의 정보격차를 비롯해 사회적 격차가 우려된다. 최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0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디지털정보화 접근수준에 따르면 고령층,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 '4대 정보취약계층'의 경우 일반국민 대비 낮게(93.7%) 나타났고 '디지털 역량'(60.3%)과 '디지털 활용수준'(74.8%)도 낮다. 디지털 역량수준이란 디지털 이용능력을, 활용수준은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심화능력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디지털 이용·활용수준은 최근 크게 증가한 인터넷·모바일 신청서비스, 정보서비스, 배달서비스, 금융거래 등 각 영역에서 사회적 배제로 연결될 수 있고 결국 사회적 격차로 이어진다.
그럼 디지털 정보화 접근성 및 이용·활용능력을 증대하는 것으로 충분한가? 최근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거주지역과 행동 외에 취향까지 분석해 상황과 타이밍에 맞게 마케팅하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가 심화하는 상황을 보면 소비자의 디지털 이용·활용을 증가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초개인화는 특정 고객이 현재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시점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석해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라 개인의 특성은 물론 상황·맥락까지 파악하고 이를 위해 추천알고리즘이 빈번히 이용된다. 즉 소비자는 자신도 모르게 취향이 읽히고 예측되는데 이는 갈수록 디지털에 취약한 환경을 심화시킨다. 이 경우 디지털 취약계층은 노령층, 장애인, 농어민만이 아니라 일반소비자 모두가 해당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소비자도 예외가 아니다. 정보가 불충분하고 상품·서비스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시장일수록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이들도 취약층이 된다. 경험에 의한 편향(bias)과 신념 등으로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소비자가 조그만 스크린에서 이루어지는 모바일 결제나 인증절차에 익숙하지는 않다. 일부 소비자는 개인정보의 침해 가능성에 우려하면서도 자신만은 개인정보 침해에 대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노령층은 ICT 접근성과 경험이 부족한 결과 보안위험에 빈번히 직면하는데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웹사이트의 신뢰성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디지털환경이 확대될수록 일부 취약층만이 아니라 모든 소비자가 취약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행 법·제도에선 소비자가 이들 상황에서 모두 보호받지는 못한다. 그런데 개인의 행동데이터에서 나아가 처한 환경·맥락에 맞춰 이뤄지는 초개인화 마케팅은 정보제공의 이점이 없지 않지만 소비자의 심리와 정서를 좌우할 수 있는 위험도 내포한다. 이는 개인의 자율성은 물론 경제적 손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디지털 시장에서는 플랫폼사업자에 국한하지 않고 초개인화한 마케팅이 제공된다는 것을 적어도 소비자가 인식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일반소비자의 디지털 역량을 높임은 물론 이러한 초개인화 마케팅이 국민의 생활과 정서를 좌우하게 되는 사회적 위험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