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새 정부 부동산정책 '리셋 타이밍'

[MT시평]새 정부 부동산정책 '리셋 타이밍'

이종우 경제평론가
2022.03.15 02:03
이종우 경제 평론가
이종우 경제 평론가

이명박(MB)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집권하면 참여정부가 시행한 부동산 규제 모두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대표적인 게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건축 규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였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공약을 현실화했다. 2008년 종부세 부과대상을 6억원 이상에서 9억원 이상으로 올리고 세율은 1~3%에서 0.5~1%로 낮췄다. 1주택자 비과세요건 강화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완화 등도 순차적으로 시행했다.

이번은 어떻게 될까.

시장에서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곧바로 부동산 규제완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번 대선은'부동산선거'로 얘기될 정도로 부동산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고려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MB정권이 출범했을 때와 지금은 시장환경이 다르다는 점이다.

2007년은 대선이 있기 1년 전부터 부동산 시장이 한계를 드러냈다.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매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가격도 조금씩 약세로 기울고 있었다. 지방이 특히 심해 누적된 미분양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 여기에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더해졌다. 경제규모 세계 1위인 나라가 망할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어떤 정책도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좋은 환경임에도 참여정부가 시행한 부동산 규제가 사라지는 데 4년이 걸렸다.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을 투기지구에서 해제한 게 2011년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대한 DTI 규제완화 해제도 이 즈음에 이뤄졌다. 그 사이 MB정부는 참여정부가 '대못'을 너무 세계 박아놓아서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지지자들을 달랬다. 규제완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게 원인이었는데 말이다.

대선이 끝났다. 선거과정에서 많은 부동산 공약이 나왔다. 주로 주택 관련 세금을 완화하고 공급을 늘리며 규제를 풀겠다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대 이슈였던 만큼 빨리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앞으로 더 거세질 것 같다

지금이 부동산 규제를 손 볼 수 있는 때인지는 분명치 않다. 정책의 변화를 받쳐줄 만큼 시장환경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지역 주택가격이 조정국면에 들어갔지만 하락을 자신할 정도는 아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세 번 올렸지만 여전히 낮은 상태고 계기만 주어지면 움직이려고 대기 중인 유동성도 존재한다. 시장이 오랜 집값 상승에 길들여진 상태여서 투자심리도 활성화했다. 시장 상황이 언제든지 상승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2006년 시작된 주택가격 조정이 많은 악재에도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2011년부터다. 그래서 참여정부가 만든 부동산 규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하고 주변 환경이 우호적이었음에도 정책을 바꾸는 데 4년이나 걸린 것이다.

정책은 내용만큼이나 시행 시점이 중요하다. 좋은 정책도 시점을 잘못 잡으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좌초할 수 있다. 섣불리 부동산 완화정책을 내놓았다가 주택가격이 오르면 이번에는 모든 비난이 새로운 정부로 향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