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2년1개월 만인 지난 4월 대부분 해제됐다. 기나긴 터널의 끝에 다다랐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코로나19가 우리 경제 곳곳에 남긴 생채기로 인해 여전히 많은 이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는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말보다 51조원 이상 늘어난 960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하면 4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지난 2년간 영업 제한 등 방역 정책 협조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빚으로 메꾼 셈이다. 게다가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빚 상환 부담까지 늘어 이들의 부실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경제·금융환경이 악화되면 잠재부실이 누적·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은 자영업자 잠재부실 규모를 자영업자 대출의 5~8%로 보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부담 경감을 위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새출발기금의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로, 금융회사 등의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 중인 부실차주이거나 곧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부실우려차주다. 지원 기준에 부합하면 원금 일부를 탕감받거나 금리를 조정받을 수 있으며 거치 기간을 두거나 장기간 나눠 갚을 수도 있게 된다. 빚 상환 부담으로 지친 우리 동네 사장님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전망이다.
새출발기금은 최초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영업에 필요한 시설과 설비 등을 담보로 대출받는 경우가 많다. 빚을 갚기 위해서는 영업 기반 유지가 필수적인데, 새출발기금은 신용대출 뿐 아니라 담보대출까지 채무조정을 지원해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돕는다. 더불어 신청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PC와 모바일을 활용한 신청 접수 웹 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다. 전국 76여개 상담 창구를 통한 현장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갖춰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데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새출발기금 운영을 맡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코로나19 피해 사실 입증 등 선별 기준을 엄격히 관리할 예정이다. 상환 능력을 면밀히 확인해 제도를 악용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소득·재산 관련 정보 공유 등에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신청자가 채무액보다 많은 재산을 보유 중이면 원금 감면을 받을 수 없고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채무조정 신청을 막기 위해 신청 횟수도 1회로 제한한다.
길고 어두운 터널의 끝에는 언제나 밝은 빛이 기다리고 있다. 부디 오는 10월 출범을 앞둔 새출발기금이 긴 터널을 지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