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울역, 새로운 미래를 위한 대전환의 시작

[기고]서울역, 새로운 미래를 위한 대전환의 시작

남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2024.12.09 05:45

서울역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함께해 온 공간이다. 일제강점기에 당시 경성역으로 시작한 서울역은 해방과 전쟁, 경제성장, 그리고 민주화운동의 중심이었다. 고속철도 KTX 개통과 함께 신역사가 건립되고 현대적인 교통 허브로 변모했다. 서울역은 하나의 철도역이 아니라 국가의 상징적인 관문이자 얼굴이다. 해외 관광객에게는 서울 여행의 시작점이고, 지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사람들에게는 서울 도심으로의 연결점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역 일대는 교통의 중심공간이자 국가의 상징공간으로서 불편하기 짝이 없다. 철도와 복잡한 환승체계는 보행자와 도시공간의 단절을 야기하고, 사람들이 가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문화 복합공간이 부족하다. 아울러 부족한 녹지공간과 판매시설 위주의 혼란스러운 경관도 서울역을 저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은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혁신기업 클러스터로 자리 잡았다.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그래너리 스퀘어, 콜 드롭 야드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킹스크로스역은 역 내부의 변화에 더해 풍부한 녹지와 보행자 중심의 도시공간을 구축해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머물고 싶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도쿄역은 일본 전역을 잇는 최대 터미널역이자 물류와 인적 교류의 중심공간이지만 철도로 인해 동서가 단절된 곳이다. 동쪽 야에스는 협소한 환승 광장과 건물 밀집으로 보행자와 차량 모두 불편했던 지역이었으나, 그랑도쿄와 그랑루프 프로젝트 등을 통해 현대적인 디자인의 복합빌딩, 보행자 중심 공간과 환승광장, 녹지공간까지 확보했다.

서울역 일대는 세계도시 서울의 위상에 걸맞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 일대엔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연말 GTX-A 노선 개통과 북부역세권 개발 착공 외에도 다양한 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 제정된 '철도지하화 특별법'에 따라 경부선 철도 지하화와 상부를 통합적으로 개발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서울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모두가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 이동의 거점을 넘어 풍부한 녹지를 통해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는 쉼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다음은 직주락(職住樂)과 문화가 복합된 공간이 돼야 한다. 또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야 한다. 서울이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허브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기업이 선호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경제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교통 네트워크의 연결점을 넘어 경제적 동력을 창출하는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 아울러 서울역 일대의 대개조는 주변 지역과의 조화를 잊지 말아야 한다. 철도로 단절된 동서 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도시공간의 혁신 디자인과 더불어 걷고 싶은 녹색의 보행 연결 동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서울역 일대의 대개조는 단순히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부를, 세계도시 서울의 얼굴을 새롭게 정비하는 작업이다. 서울시가 심혈을 기울여 그리고 있는 서울역 일대의 통합적 마스터플랜이 기대되는 이유다.

남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남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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