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1월에 다보스포럼이 개최됐다. 창립 55주년을 맞이한 이 글로벌 포럼의 설립목적은 한마디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찾기다. 최근 포럼의 주제를 훑어봐도 이런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분절화된 세계에서의 협력'(2023년) '신뢰 재구축'(2024년) '지능형 시대를 위한 협업'(2025년)까지.
이런 다보스포럼에서 올해 1월에 야심차게 논의된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성과기반 보상'(Outcome-based Funding·OBF)이었다. 2024년 1월에 글로벌 기업간 '사회혁신공동서약'(RISE Ahead Pledge)이 있었고 후속작업으로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전략으로 강구된 것이 바로 '성과기반보상제도'다. 내용은 간단하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그 문제의 현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관련 사회문제 해결자들의 성과까지 수치를 기반으로 엄밀히 측정한 후 더 잘하는 해결자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차등적 보상을 통해 사회 전체적으로 문제해결 활동을 늘리자는 것이다. 즉, '측정'과 '차등보상'이 문제해법의 키워드인 것이다.
이런 내용을 정책분야에 적용할 때 그 이름이 '증거기반 정책결정'(Evidence-based Policy Making)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골자는 동일하다. 객관적 수치의 증거화된 자료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정책결정을 하자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수단은 주로 세금이나 보조금이 될 텐데 관련 제도설계 때 더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 교수가 일찍이 언급한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명언에 '차등보상'을 합친 개념으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보자. BNP파리바는 영국 사회주택협회를 대상으로 대출상품을 설계 중인데 채무자가 특정 사회·환경문제를 달성하면 성과에 따라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즉, 탄소감축과 거주자 고용이란 사회목표를 달성하는 조건으로 총 3억2000만 파운드의 채무를 제공했는데 채무자인 L&Q는 600여명의 거주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고용목표를 초과달성했다. 그 결과 L&Q는 저리의 대출을 받아 사업비용을 줄이고 아울러 사업목표를 초과달성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올해 초 우연히 성과기반 보상의 좋은 사례를 알게 됐다. '치료성과 좋은 병원, 규모 작아도 수가 높게'라는 기사였는데 같은 중증수술을 하더라도 현행은 대형병원이 더 높은 수가를 받는 제도(종별가산제)를 48년간 시행했는데 최근 조사결과를 반영해 성과기반으로 수가제도를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즉, 대형병원 환자의 절반은 중증이 아닌 경증환자였고 오히려 고난도 수술을 많이 하는 전문병원은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대형병원보다 낮은 수가를 받은 것이다. 이에 가산수가를 병원 규모가 아닌 '치료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성과기반 보상이 보건정책에 투영되면 이런 식의 합리적 정책개선이 이뤄지는 것이다.
주위의 많은 제도를 둘러보면 우리는 관행상 공평성, 혹은 행정편의의 목적으로 일정금액, 혹은 n분의1로 지원금이 결정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성과기반 보상은 이런 제도들을 측정에 근거한 합리성으로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유용한 방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