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정부가 말 많고 탈 많던 세제개편안을 결국 '셀프 수정'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차등 적용으로 논란이 된 부동산 세제도 손질했다.
결과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는 12억원을 유지한다. 당초 정부는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낮추려 했다. 집은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겠단 취지에서다.
하지만 여당조차 설득시키지 못했다. 여당은 비거주 1주택자를 지나치게 차별하는 조치라며 수정안을 내놓으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결국 정부는 비거주자에 페널티를 주는 게 아닌 실거주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절충점으로서 12억원 유지를 선택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없던 일로 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기도 전에 세제개편안을 스스로 뒤집은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이번 세제개편안이 논쟁적이었단 방증이다.
세제는 예측 가능성과 수용성이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세제개편안은 성공적이라 말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유세를 강화하되 거래세는 완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초부터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 대상으로 겨냥하면서다. 이에 세제개편안엔 눈에 띄는 거래세 완화책은 담기지 않았다. 보유세 인상에 따른 매물잠김 우려를 해소할 한시 대책이 주를 이뤘다. 근본적 거래세 완화책은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의 양도소득세 기본공제를 상향한 정도다.
수용성도 우려된다. 세제개편안 입법예고 기간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접수된 의견은 1만7248건으로 이례적으로 많았다. 절반이 넘는 9372건이 종부세법 관련 의견이었다. 대다수가 반대와 우려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정상화'라고 표현한다. 역대 정권에서도 종부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는 늘 정상화의 대상이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세제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다 보니 수용성은 구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정권마다 달라지는 정상화기준 탓에 국민들 사이에선 부동산 세제가 '5년짜리 한시 정책'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세제 개편안이 나올 때마다 "버티면 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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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회의 시간이다. 세제개편안 심의 과정에서 여야정 모두 단편적인 조항 수정을 넘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부동산 세제의 기틀을 마련하는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