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K배터리 정부 지원[기자수첩]

반쪽짜리 K배터리 정부 지원[기자수첩]

김지현 기자
2026.09.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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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망용 ESS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망용 ESS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일명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추진할 때만해도 국내 배터리업계의 기대는 남달랐다. 미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 등으로 최근 3~4년간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미국처럼 생산량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며 업계에선 생산설비 투자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반응이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배터리업계가 줄곧 요구해온 '직접환급제' 등이 빠지면서다. 현재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이어서 적자를 내는 배터리업체들은 사실상 혜택을 받기 어렵다. 지원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정작 지원이 절실한 기업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반쪽짜리' 지원책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단기 전망은 엇갈리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이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전기차 수요도 성장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미국 등 주요국들이 배터리를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앞다퉈 지원에 나서는 이유다.

배터리업계에선 지금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골든타임'이란 목소리가 이어지는 중이다. 배터리 산업은 상용화에 앞서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투자를 제때 하지 못하면 기술과 생산 경쟁력에서 밀려 해외 경쟁사들에게 시장을 내줄 수 있어서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직접환급제 도입이나 보조금 지급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효성 있는 대책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지만 부처간 협의조차 원활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사이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들은 공급망 탈중국에 나선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ESS 시장을 공략하며 버티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이나 로봇용 배터리 등과 같은 새로운 수요처 발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가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업계 역시 불황에 빠졌던 2023년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위기를 넘겼다. 정부가 보다 긴 호흡으로 K배터리 산업의 잠재력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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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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