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을 넘자] 세계는 '일자리 전쟁' 우리는…
한 나라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다.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는 핵심은 먹고 사는 것과 자아 실현이다.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제조업의 탈출구를 찾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방안은 없을까. 머니투데이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 그리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을 통해 한국 제조업의 재생과 일자리 창출의 길을 찾아본다.
한 나라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다.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는 핵심은 먹고 사는 것과 자아 실현이다.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제조업의 탈출구를 찾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방안은 없을까. 머니투데이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 그리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을 통해 한국 제조업의 재생과 일자리 창출의 길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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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이곳 정문에 들어서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2공장(SEVT) 건설 현장이 보인다. 섭씨 39도가 넘는 불볕더위. 가로수마저 더위에 흐느적거리지만 인부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마치 '건설 삼매경'에 빠진 것처럼…. 이곳은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만드는 두 번째 휴대폰 생산기지. SEVT 부지는 50㎢로 우리나라 전남 목포시와 맞먹는 규모다. 여기에 들이는 총 사업비만 2018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31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시험 가동에 들어가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닌성 옌퐁공단 1공장에 이어 2공장이 가동되면 전 세계 삼성전자 휴대폰의 절반 이상이 '메이드 인 베트남' 꼬리표를 달게 된다. 건설 담당자인 장희관 삼성물산 SEVT 태스크포스팀(TFT) 차장은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휴대폰 생산기지로 키우는 이유로 비용 절감 효과를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라면 이
'남은 과제는 근속연수 끌어올리기.' 베트남에서 생산공장들의 골칫덩어리인 인력난을 해결했지만 삼성전자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 옌퐁공단의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은 효과적 인력 관리를 위한 방안을 찾아 나섰다. 현지 직원들이 입사 후 1년을 다 못 채우고 그만두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마지못해 생산직에서 일하다 떠나는 인력이 많은 국내와 달리 베트남에선 대학 진학문제로 퇴사하는 이들이 많다. SEV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채 1년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베트남 현지에는 일할 사람이 줄을 서니 인력 충원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신입사원 채용 및 교육에 들이는 공을 생각하면 분명 손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EV가 직원들의 복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SEV는 오는 9월부터 사업장 인근 박하전문대학과 연계해 3년제 사내대학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취직하면서 대학생활을 하지 못한 직원들에게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주려는 것. 올해
"인사총무팀에서 생산직 채용 안내 현수막을 내걸면 하루 만에 100여명이 몰립니다. 베트남에서 하루에 생산직 인력 30~40명 뽑는 건 일도 아닙니다. 인력 걱정할 일이 없지요." 스마트폰 부품업체 플렉스컴 베트남법인 '플렉스컴비나'의 사전에는 '생산공장=인력난'이라는 공식이 없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 옌퐁공단에 위치한 1공장에서 만난 이종석 플렉스컴비나 법인장은 "인력 걱정을 떨치니 사업도 술술 풀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플렉스컴비나가 이곳 3만3058㎡(약 1만평) 부지에 공장을 설립한 것은 2008년. 당시 중국과 베트남을 놓고 고민하다 베트남을 선택했다. 앞으로 베트남이 인력 공급이 수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플렉스컴비나는 이듬해인 2009년 공장을 완공하고 주력 제품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과 표면실장(SMT), 모듈(SUB PBA) 생산을 개시했다. 공장을 본격 가동한 것은 2010년.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 1공장의 협력업체가
국내에선 노동력을 가진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공장에서 일하겠다고 나서는 젊은이들이 없었다. 대안으로 주부사원을 적극 채용했지만 치솟는 인건비에 허리가 휘었다.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는 휴대폰 하드케이스 전문업체인 '인탑스'가 베트남과 중국, 인도에 생산기지를 만든 이유다. 이복균 인탑스 베트남법인장은 "인력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면 베트남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인탑스 베트남법인의 인력은 현재 총 1850명. 이중 주재원 24명을 제외하면 1826명 모두 베트남 현지인들로 구성됐다. 품질관리부터 사출, 코팅, 조립에 이르기까지 생산 전 과정을 현지 인력들이 맡는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에는 노동력을 가진 젊은 인력이 넘쳐난다"며 "사람 하나 구하기가 힘든 국내 공장 분위기와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갈수록 인력난이 심해지니 해외 생산기지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라고 덧붙였다. 인탑스의 생산기지는 △구미 △중국 △인도 △베트
"인도네시아 정부는 포스코를 외국기업 유치 모범사례고 꼽고 있습니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계열사들까지 동반 진출하면서 15만 명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이 없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은 일본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기업인 현대차가 진출하면 자동차 시장이 경쟁을 통해 활성화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입니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온다면 정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6월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난 보비 크리스 시아지안(Bobby Chriss Siagian) 경제조정부 아시아경제협력 국장은 한국기업의 진출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표시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는 곧 경제 성장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또 다른 외국기업 유치로 이어져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것이 인도네시아
일명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인도네시아가 활발한 외국기업 유치와 인프라 투자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섰다.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부과하고 2025년까지 500억 달러(한화 50조원)를 투자해 도로, 건축 등의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획재정부'라 불리는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보비 크리스 시아지안(Bobby Chriss Siagian) 아시아경제협력 국장(사진)을 만나 인도네시아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빈부 격차도 크고 실업률도 높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1년에는 새로운 세제 혜택 제도까지 내놨다. 2011년부터 금속·기름정제·기계·신재생에너지·통신 등의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 법인세를 면제 또는 감면해 주고 있다. 기업별로 투자 현황에 따라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 법인세를 면제 해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자동차를 타고 보고르 방향으로 2시간 남짓 달리면 갈 수 있는 찔릉시(Cileungsi). 무더위와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길을 뚫고 간 이곳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취업하고 싶은 한상(韓商) 기업 '코린도'가 있다. 20여만평에 이르는 부지 곳곳에 세워진 공장 창고에는 폐종이가 가득 쌓여 있다. 이 제지공장은 폐지를 100% 재활용해 신문용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신문용지는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80%로 1위에 달한다. 이외에도 코린도는 인도네시아 중부 칼리만탄에 무려 서울 면적의 약 1.5배에 달하는 광활한 조림지를 형성하고 있다. 서쪽 파푸아 정글지역에서는 2만㏊ 오일팜 농장을 조성해 팜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계열사만 30개를 거느리고 연매출 12억 달러로 재계 20위 안에 들 정도의 회사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금의 코린도그룹이 탄생하기까지는 정부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다. 인도네시아가 자원강국인 만큼 자원·산업
인도네시아 코린도 제지 공장에서 20분 거리를 차로 이동하면 'SAMICK'이라고 적힌 큰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 42만2815㎡(약 12만8100평) 규모의 광활한 부지에 자리 잡은 삼익악기 공장 정문을 들어서자 줄지어 서있 는 1000여대의 출퇴근용 오토바이가 장관을 이룬다. 3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공장은 삼익악기가 만드는 전체 피아노의 90%, 기타 생산의 100%를 담당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생산거점. 삼익악기 공장에 들어서니 대부분의 직원들이 학생으로 보여 질 만큼 젊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50%가 29세 미만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최저임금 수준은 월 108달러 선. 중국 (200~238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삼익악기가 노동력 수급이 힘들고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중국에는 판매법 인만 남겨둔 채 2010년 생산시설을 모두 인도네시아로 이전한 이유다. 또 인도네시아는 중국이 최근 아세안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7.6% vs 62.5%'. 독일과 그리스의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2013년 4월 기준)이다. 8배가 넘는 이 차이는 그리스와 스페인 등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의 청년 실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유럽의 맹주로 떠오른 독일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독일에서는 주변 유럽 국가로부터 몰려든 젊은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통일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독일이 자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유로존 국가의 청년들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독일과 스페인 양국은 지난 5월 스페인 청년 5000명이 독일 기업에서 4년간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독일 정부는 1억4000만유로(약 2000억원)의 예산을 스페인 청년들의 독일어 교육 및 이주 지원에 투입할 만큼 적극적이다. 베를린에서 만난 훔볼트 대학의 한 학생은 "유로존 위기가 일자리 문제와 직결되면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독일 내로 유입되는 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여를 달리면 인구 2만의 소도시 헤르본에 도착한다. 인클로저(Enclosure)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인 '리탈(Rittal)'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지난달 19일 히든챔피언으로 알려진 리탈을 둘러보며 가족기업으로 출발한 작은 제조업체가 어떻게 매출 3조원이 넘는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직접 확인했다. ◇'사람'이 최우선 가치◇ 그 답은 '사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클로저는 컴퓨터 서버나 데이터 장비 등을 보관하는 산업용 캐비닛. 안에 들어가는 장치들이 100%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적화된 냉각시스템과 효율적인 배전설비 등이 필요하다. 그만큼 뛰어난 기술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리탈은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확보하고 있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인력개발 제도. 재교육을 통해 직원 각자의 기술이나 노하우를 살려 고급 인력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교육 내용은 기술적인 분
'왜 우리는 좀 더 독일처럼 될 수 없을까?' 자존심 세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영국인들이 독일을 배워야 한다고 외치고 나섰다. 지난 5월 발행된 영국의 정치 전문 주간지 뉴스테이츠맨의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기사에는 '독일의 성공을 이해한다면 영국도 번성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콧대 높은 영국인들의 입에서 독일을 따라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유럽에서 독일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 독일 경제기술부의 암가르트 뷔플러 중소기업정책 총괄과장은 "유로존 위기 상황에서도 독일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것은 제조업의 힘"이라며 "전체 기업의 99.6%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독일 제조업의 중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크게 '재정지원, 혁신역량 강화, 기업환경 개선'의 세 가지를 목표로 진행된다. 우선 기업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금융기관이 등을 돌리지 않도록 뒷받침해 주는 역할
지난 6월21일(목) 오후, 독일의 수도 베를린 쿠담거리에서 가장 큰 명품 백화점인 카데베(Kadewe) 백화점.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정장을 곱게 차려입고 모자로 멋을 낸 할머니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독일에는 "노인 고객이 아니면 백화점은 모두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노년층의 구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노인의 구매력이 많은 것은 은퇴 이후 받는 연금 덕분.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나이 들어 연금으로 안락한 노후를 보낸다'는 '독일식 인생계획'을 실천할 수 있다. 연금제도를 건드리는 건 정권을 걸어야 할 정도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2003년에 연금제도에 칼을 댄 간 큰 정치인이 있었다. 당시 슈뢰더 독일 총리는 '아젠다2010'과 '하르츠(Hartz) 개혁'을 단행했다. 임금 대비 연금 수준을 낮추고 연금 수령 나이를 늦추는 게 주요 내용. '우리 연금에서 더러운 손을 치우라'고 외치는 시위대를 뚫고 가까스로 의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