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크기의 공장부지, 한국서 상상 가능?

목포시 크기의 공장부지, 한국서 상상 가능?

타이응우옌성(베트남)=정지은 기자
2013.06.28 08:47

[창간기획: 세계는 일자리 전쟁중, 우리는…]<2부 4-2>삼성 베트남 2공장 건설 현장 가보니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2공장(SEVT) 건설 담당자인 장희관 삼성물산 SEVT 태스크포스팀(TFT) 차장이 건설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지은 기자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2공장(SEVT) 건설 담당자인 장희관 삼성물산 SEVT 태스크포스팀(TFT) 차장이 건설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지은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이곳 정문에 들어서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2공장(SEVT) 건설 현장이 보인다. 섭씨 39도가 넘는 불볕더위. 가로수마저 더위에 흐느적거리지만 인부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마치 '건설 삼매경'에 빠진 것처럼….

이곳은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만드는 두 번째 휴대폰 생산기지. SEVT 부지는 50㎢로 우리나라 전남 목포시와 맞먹는 규모다. 여기에 들이는 총 사업비만 2018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31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시험 가동에 들어가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닌성 옌퐁공단 1공장에 이어 2공장이 가동되면 전 세계 삼성전자 휴대폰의 절반 이상이 '메이드 인 베트남' 꼬리표를 달게 된다.

건설 담당자인 장희관 삼성물산 SEVT 태스크포스팀(TFT) 차장은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휴대폰 생산기지로 키우는 이유로 비용 절감 효과를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라면 이같은 대규모 공장 증설은 꿈도 못 꿨을 것"이라며 "그만큼 한국과 베트남의 사업 환경은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장 차장은 "2공장이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 규모의 5배가 넘는다"며 "국내에선 이만한 부지를 찾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토지가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생산직 인력 풀과 인건비 절감 등을 고려하면 베트남만한 생산기지가 없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최근 중국도 인건비가 오르는 바람에 베트남이 기업들의 새로운 탈출구로 떠올랐단다. 특히 이곳에선 많은 인력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혔다.

장 차장은 "삼성전자는 2공장 건설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과 2공장 설립에 대한 전략회의를 갖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공장 인력으로 3만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많은 인원이지만 인건비가 한국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기존 SEV 1공장 인력(현재 3만5000명)까지 합치면 내년 삼성전자 베트남 인력은 7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장 차장은 2002년 구미사업장 무선2공장 확장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 구미사업장 연간 생산량은 2000만대였는데 불과 10년만에 20배 이상 물량을 만드는 생산기지를 만드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첫 삽을 뜬 SEVT 공장 부지에선 아직까지 그 어떤 건물 골격도 찾아볼 수 없었다. 며칠 전 지반조사 작업을 마치고 기초공사에 돌입한 상황. 각종 장비가 움직이는 것을 보며 공사 현장임을 짐작할 따름이다. 기본적인 뼈대는 오는 8월 골조공사에 들어가야 볼 수 있다.

이곳에는 건물 하나 당 축구장 4개가 들어가는 면적의 생산동과 사출동이 지상 2층으로 꾸며진다. 삼성전기와 주요 협력업체들도 부지 일부에 들어설 예정이다.

장 차장은 "2공장이 가동되면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첫 번째 변화로 타이응우옌성 지역의 발전을 꼽았다. 타이응우옌성은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거주하는 1차 산업 지역이라 비교적 개발이 덜 된 곳. 그는 "비포장도로가 수두룩한 이곳에 첨단 발전 씨앗을 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타이응우옌성 지역은 삼성전자의 투자 소식이 알려진 직후 토지가격이 2~3배 뛰었다. 이는 박닌성이 2009년 SEV 1공장이 들어선 뒤 경제적 발전을 이룬 것처럼 타이응우옌성 역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지역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기업 사업 편의를 돕기 위해 12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들여 하노이와 타이응우옌성을 잇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오는 12월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1공장에서 내년 2월 완공 예정인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2공장까지 30분만에 갈 수 있다. 현재 1시간 넘게 걸리는 것을 절반 이상 단축시켰다. 하노이까지 1시간10분 걸리던 거리도 40분으로 줄어든다. 노이바이국제공항이나 하이퐁 항구 등 주요 시설과의 접근성도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5년까지 2공장을 연간 1억2000만대를 생산하는 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그해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 2곳에서 생산하는 휴대폰은 최대 2억4000만대로 증가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전세계 휴대폰 생산량의 60%가 넘는 수준.

장 차장은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임시 사무동 옥상에 올라 부지를 가리키며 "이제 이곳에 건물이 하나 둘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 휴대폰사업의 새로운 거점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며 "생산성과 경쟁력을 갖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지켜보던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베트남 생산기지에 대해 단계적으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휴대폰 생산력을 기반으로 사업 발전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 현장에선 이런 목소리도 나왔다. 당분간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 그리고 2공장에 이어 3공장, 4공장까지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장밋빛 예상까지. 물론 2공장 완공 후 실질적인 발전 상황부터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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