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세계는 일자리 전쟁중, 우리는…]<2부 4-3>베트남서 사내대학 만드는 삼성

'남은 과제는 근속연수 끌어올리기.'
베트남에서 생산공장들의 골칫덩어리인 인력난을 해결했지만삼성전자(179,700원 ▼400 -0.22%)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 옌퐁공단의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은 효과적 인력 관리를 위한 방안을 찾아 나섰다.
현지 직원들이 입사 후 1년을 다 못 채우고 그만두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마지못해 생산직에서 일하다 떠나는 인력이 많은 국내와 달리 베트남에선 대학 진학문제로 퇴사하는 이들이 많다. SEV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채 1년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베트남 현지에는 일할 사람이 줄을 서니 인력 충원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신입사원 채용 및 교육에 들이는 공을 생각하면 분명 손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EV가 직원들의 복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SEV는 오는 9월부터 사업장 인근 박하전문대학과 연계해 3년제 사내대학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취직하면서 대학생활을 하지 못한 직원들에게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주려는 것. 올해 첫 교육 대상자 300여 명을 모집한다.
심원환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단지장(전무)은 "퇴직하는 이유를 조사해보니 대부분 진학문제 때문"이라며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학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대학은 △영어 △한국어 △파이낸스(재무) △전자통신 등 4개 학과로 운영할 방침이다. 개강을 앞두고 이미 한 번에 70~80명이 앉아 공부할 수 있는 강의장 8곳을 마련해뒀다.
이왕이면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대학을 다닌 것과 같은 인정을 해주기로 했다. 매년 10개월씩 3년간 정규 교육을 이수한 직원에게는 정규 전문대학 학위와 졸업장을 지급할 예정이다.
심 전무는 "직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기개발도 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SEV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직 안정화를 위한 사내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직업의식을 심어주고 애사심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시행 중이다. 이 교육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2주간 실시한다. 삼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전달하고 품질과 직무실습에 대한 안내다.
입사 1년이 경과한 직원들에게는 1박2일간 재교육을 진행해 주인 의식과 애사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들 교육은 모두 현지에서 선발한 사내강사 135명이 맡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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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 교육도 실시한다.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클럽을 운영하며 요리나 음악처럼 취미생활은 물론 외국어 교육도 펼친다. 요즘에는 한국어와 영어 교육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이외에도 기업 현지화를 통해 직원들과의 거리도 좁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SEV에 신입사원을 많이 보내준 중·고등학교 23개교에 도서관을 설립해줬다. 어린이날이나 세계 환경의 날, 물의 날 등 특별한 날에는 지역 봉사활동도 진행한다.
인사 실무자인 하종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차장은 "현지 직원들이 믿고 다닐 수 있는 근무 시스템을 만들며 인력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채용에서 그치지 않고 선발한 인력들을 전문적으로 키우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한 방법을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SEV는 기존 인력 3만명(6월 현재 3만5000명)에서 올해 1만3000명을 더 선발해 보다 안정적인 인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기존 인력들의 근속연수 끌어올리기에도 적극 뛰어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