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교육 강화= EBS 강화?

[기자수첩]공교육 강화= EBS 강화?

백진엽 기자
2010.04.22 07:20

최근 정부가 대입시험문제 중 70%를 EBS 강의내용을 토대로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교육업체, 특히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이나 업체들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대로 과거처럼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방침을 정한 후 1차례도 입시를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효과를 논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적어도 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정책목표인 '공교육 강화'를 위한 것인지 갸우뚱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근 업계에서 'EBS 강의'를 주제로 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EBS 강의'를 토대로 한 해설서나 다시 설명해주는 동영상 강의, EBS 강의활용법 등의 지침서 등이 시중에 쏟아져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학교 수업도 EBS 강의를 해석해주는 형태가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EBS 강의가 공교육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공교육의 핵심은 '학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공교육 살리기다. 물론 어느 정부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다. 하지만 어렵다고 외면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학교 경쟁력 높이기가 어렵다고 그 도피처로 EBS를 택해서는 안된다. 오죽하면 지방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성 정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까.

 

물론 EBS 강의가 사교육보다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공영성은 지니고 있다. 하지만 EBS 강의를 토대로 한 또다른 사교육시장이 형성된다면 현재 교육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는 기우가 아닌 이미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EBS는 어디까지나 보조에 불과하죠." 얼마전 만난 EBS의 한 강사는 학교 수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뜻으로 이처럼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다. 하지만 교육 정상화가 공교육, 즉 학교의 경쟁력 강화를 뜻하는 것이지, 무작정 사교육을 죽이는 형태로 진행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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