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 임신하면서부터 다 돈이야, 돈. 산전 검사비에 산부인과 입원비, 산후조리원비, 아이 예방접종비… 거기다 젖병부터 유모차까지 필요한 건 또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친구들 중 비교적 일찍 결혼해 얼마 전 출산한 '그 애'는 기다렸다는 듯 하소연을 쏟아냈다. 우리나라 보육 정책의 문제에 대해 취재하는 동안 가장 만만한 취재원이 돼줬다.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고 살림도 넉넉한 편인데도 "허리가 휜다"고 했다.
태어날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국산 분유와 기저귀, 각종 유아용품은 선진국 수입 제품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그런데 안전성과 품질은 수입산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엄마들은 속 모르는 남편과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입' 물건을 찾는 데 열성적이다(본지 25일자, '영맘들이 외제 유아용품만 찾는 이유').
아이가 자라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돈 덩어리'다. 예방접종비만 100만원 넘게 들고(본지 11일자, '저출산' 문제라면서…주사값만 '100만원'),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는 보육료는 저소득층 아니면 받기도 힘들다. 편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안겨준다(본지 4일자, '소득 450만원은 못받고 600만원은 받는 보육료').
많은 부모들이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아이 기르기에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 가슴 답답해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싶어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출산·육아 장려를 위해 만든 건지, 편법을 부리라고 만든 건지…. 서민가정,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 볼 때 지금 나오고 있는 정책 중 혜택 보는 거 하나 없으니 애는 절대 낳지 못할 것."(pandpink) "국가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국가가 과감한 투자를 해야 되는 것 아닌지 의문이 가는 현실입니다."(sjcha2001) "키워봐서 안다고 하겠지? 그 시절 물가랑 지금이랑 같냐고."(sun7512)
보육료 지원 정책의 허점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신청자 재산의 출처까지 일일이 조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지원 대상을 더욱 확대해 편법까지 쓰지 않아도 되게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아이 기르기 좋은 나라'는 아직도 많이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이 땅의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얼굴에서 시름을 잊고 희망을 본다. 대한민국에서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