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生 "반값 변호사라도 로펌 갈 수 있다면..."

로스쿨生 "반값 변호사라도 로펌 갈 수 있다면..."

배준희 기자
입력 2011.07.14 15:57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11.07.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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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변호사' 신조어에 자괴감...로펌 경쟁 치열

"사법연수원생에게는 기존 수준으로 연봉을 주고 로스쿨 출신들에게는 절반의 연봉을 주면서 인턴을 시켜본 뒤 채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

강훈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의 이 같은 발언은 로스쿨 생들 사이에서 '반값 변호사'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내년 2월, 1500명의 로스쿨 1기생과 사법연수원생까지 합쳐 2500명의 변호사가 배출되기 때문에 임금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

그럼에도 불구, 지난 3월 법무법인 바른 신입 변호사 채용에는 30명 이내 모집에 280여명이 지원했다. 사법연수원생과 달리 로스쿨 생들에게는 지도교수의 추천서를 제출하게 했다. 지원자 가운데는 변리사, 회계사, 전문의 등 전문직 출신이 다수였다.

이처럼 '반값 변호사'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불확실한 미래는 이들의 구직행렬을 더욱 고달프게 만들고 있다. 학기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과 기회비용을 합하면 로스쿨 3년 동안 최소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반값'을 받더라도 우선 취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7~8월과 12~1월이 되면 로스쿨 생들 사이에서는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진다. 방학 때 2주 정도 실시되는 로펌 인턴 과정은 취업과 곧장 연결된다. 올 초 태평양과 광장 등 일부 대형 로펌의 경우 20명 안팎 모집에 2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이 10대1을 넘었다.

실무수습 과정도 험난하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미리 채용 가계약을 맺는 '컨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생들은 인턴 기간 동안 기 처리된 사건의 변론 요지서 및 의견서 작성 등 실무적인 과제들을 수행하게 된다.

법무법인 화우 관계자는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평가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또 채용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있다"며 "주어진 시간에 과제를 마치지 못한 일부 학생은 새벽 1~2시까지 사무실에 남아 과제를 마치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호사시험에 몰두해야 할 3학년이 돼서 어렵사리 채용기회를 얻은 일부 학생들은 시험공부와 취업의 갈림길 사이에서 고민을 하기도 한다. 서울 소재 로스쿨 3학년생 A씨는 "힘들게 인턴 기회를 얻었지만 변호사시험 공부가 충분치 않아 인턴을 해야 할 지 공부를 해야 할 지 고민을 하다 얼마 전 결국 인턴을 포기하고 공부에 전념키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 로스쿨 3학년생은 로펌 진학을 포기, 검찰 및 재판연구관과 공공분야 지원으로 방향을 돌린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한 로스쿨 3학년에 재학 중인 B씨는 "학점은 4.0을 넘기 때문에 로펌 취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교적 경쟁이 덜한 판사를 염두에 두고 있어 재판연구관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펌 실무수습 기회가 서울 지역 로스쿨 학생에게 집중된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주요 10대 로펌의 경우 실무수습을 받은 학생의 약 80%가 서울 소재 로스쿨 생들이다. 한 지역 로스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별도의 채용박람회를 열 계획이 없다"며 "앞으로도 불확실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로스쿨 교수는 "지방에 비하면 수도권 로스쿨 학생들은 그나마 축복받은 경우"라며 "학생들에게 판·검사나 대형 로펌만 고집할 게 아니라 공공분야 등 진로를 폭넓게 고민해보라고 조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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