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대학에 다니더라도 저마다 꿈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정부 재정 지원을 끊게 되면 학교의 등록금은 올라간다. 저마다 자신의 꿈이 있는데 정부는 이런 이들을 등록금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다 꿈을 못 이루는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
스스로를 이른바 '부실대' 학생이라 소개한 한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의 일부다.
정부는 최근 전국 346개 대학 및 전문대 가운데 하위 15%에 해당하는 43곳(학자금 대출 제한 17곳 포함)을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발표했다. 이들 대학은 입학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의 칼날이 애꿎은 학생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교수월급 13만원'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전남 강진의 성화대학은 교과부에게 폐쇄 계고 통보를 받았다. 사실상 '부실이 너무 심해 대학으로 기능할 수 없다'는 선고를 받은 것이다.
성화대가 교과부의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못해 실제 폐쇄된다면 학생 1200여명은 졸지에 인근 학교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하위 15% 대학의 상당수가 등록금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끊긴다면 결국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개인단위 장학금과 연구비는 이번 결과와 상관없이 지원받을 수 있고 하위 15%대라도 재학생의 경우 변경된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입생의 경우 개편된 장학금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즉, 하위 15%대 신입생들은 단지 1년 늦게 입학했다는 이유만으로 선배들과 달리 고지된 등록금액을 고스란히 납부해야 하는 '촌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실제 한 고교 3학년 담임 A씨(29)는 "가고 싶은 과가 있는데 하위 15%대학에 가면 장학금 지원을 못 받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학생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며 일선 진학지도 현장의 혼란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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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오히려 뒤늦은 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부실대학'과 그 대학 학생들의 소중한 '꿈'조차 동급으로 치부하는 '오판'은 백번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