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서울대공원 "27년 근무경험 잘할 수 있을거라 판단"...안전관리 대책도 발표

지난 24일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에 물려 중태에 빠진 사육사 심모씨(52)는 호랑이 사육 경험이 전혀 없는 곤충 전문가로 밝혀졌다.
25일 서울시와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심씨는 1987년 서울시에 입사한 뒤 27년간 곤충관에 근무하다 올해 초 맹수사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동물원 관계자는 "심씨가 지난해까지 곤충관에서 근무했고 곤충에 대해 세심하게 관리를 잘 해왔다"며 "이번에 호랑이사를 리모델링 하면서 호랑이사에 가면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겠다 판단해 인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7년간 근무했기 때문에 몇개월만 교육을 받으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올해 초 심씨를 포함해 4명을 새로운 곳을 이동시킨 일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호와 비선호 동물사가 있는데 사육사들을 원하는 대로 배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전제한 뒤 "심씨도 곤충관에 남아있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심씨는 전날(24일) 오전 10시쯤 3살된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목 부위를 물려 경기도 평촌의 한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 수술을 받고 경기도 수원의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재 의식 불명 상태다.
이 호랑이는 2011년 한국과 러시아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당시 총리)이 선물한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 로스토프다. 서울대공원은 호랑이숲 조성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로스토프를 여우사에 마련된 임시거처로 이동시켜 비좁은 철장 안에서 사육해왔다.
심씨는 당시 호랑이가 있던 우리와 통로로 연결된 전시장 청소를 위해 이동하던 중 호랑이의 습격을 받아 목을 물린 채 쓰러졌다. 서울대공원은 사육사가 먹이를 준 뒤 우리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아 호랑이가 빠져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공원 측은 이 과정에서 2인1조 근무수칙을 지키지 않고 현장에 사육사 1명이 들어가 사고가 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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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동물원 직원이 교대로 병원에 상시 대기 중에 있으며 수시로 상황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며 "사고 치료를 위한 보험처리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사고 직원의 치료를 위해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해 현재 경찰서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속히 규명될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공원은 이날 서울시청사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심씨를 문 호랑이에 대해 국내·외 사례를 검토한 뒤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은 "사고 발생호랑이는 현재 관람객에게 전시를 하지 않고 있다"며 "호랑이 처리 방안은 국내·외 사례를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이날 일정 기간 격리 뒤 다시 관람이 가능토록 한 독일의 사례를 제시했다.
서울대공원은 이와 별도로 동물원 안전관리 대책을 내놨다. 안 원장은 우선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사고발생 시설물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사육하는 동물의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며 "시설안전점검단을 구성해 이달말까지 전 동물사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동물원 내 비상사태 발생시 세분화된 사육사 행동수칙을 마련하고, 동물탈출에 대비해 호신용 가스총과 마취총 등 안전장비를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며 "관람객 대피 통제 매뉴얼도 만들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도 병행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