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감사 처분 이행 강제할 법적 근거 없어"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처분을 이행하지 않은 사립학교 22곳이 지난 2년간 국가기관으로부터 740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만큼 지도·감독기관인 서울교육청이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윤명화 서울시의원이 서울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3년 감사처분 미이행 학교에 대한 국가기관 예산 지원 현황'에 따르면 교육청 감사처분을 따르지 않은 사립학교 22곳이 교육청·서울시청·관할구청 등 국가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739억1690만원으로 집계됐다.
학교당 평균 지원금은 33억6000만원이다. 기관별 지원금은 서울교육청 725억2800만원, 관할구청 12억7200만원, 서울시청 1억1300만원, 기타기관 280만원 등으로 98% 이상이 교육청 예산이었다.
학교별로 보면 특성화고인 신진자동차고가 88억원(2012~2013년)으로 가장 많았고 동북고 70억5400만원, 동구마케팅고 65억6600만원, 동북중 60억5900만원, 청원고 59억2800만원, 청원여고 53억9800만원 등 순이었다. 이들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의 상당부분은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위한 재정결함보조금이다.
국제중 편·입학 비리가 불거져 교육청의 종합감사를 받은 영훈학원 소속 영훈초·중·고는 올해 23억3400만원(초 38만원, 중 1600만원, 고 23억17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현재 영훈학원 및 소속 학교들은 교육청의 감사 처분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입학전형 성적비리, 교사채용 부당처리 등 비위사실에 관여한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보전 및 회수 처분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금액은 21억9100만원에 달한다.
서울교육청은 감사 처분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직접적인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계속해서 감사 처분을 따르지 않을 경우 학급 수와 교육환경개선비를 줄이겠다고 해당 사학을 압박하고 있다"며 "다만 이런 조치를 단행할 경우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피해가 전가되기 때문에 강력히 시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학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교육청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소속 강경표 사립위원장은 "교육청에서는 항상 사립학교법 개정을 핑계로 지도·감독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법 개정 없이도 교육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방관한다면 결국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받게 된다"며 "학교 현장에서 벌어진 비리를 척결해야 하는 건 교육청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윤명화 시의원은 "국가기관으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도 감사 처분을 이행하지 않는 건 도덕적 해이"라며 "사학법에 징벌적 조항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사회적 의무를 저버리는 사학들의 행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법정부담금은 교육청에서 지원할 게 아니라 사학에서 내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