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관은 자유학기제 중학생들 전부 감당 못해요."
몇 해 전부터 교육기부에 참여해 온 어느 기관의 토로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기관들조차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으로 몰려올 중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혀를 찼다. 일견, 두려워하는 느낌마저 받았다.
내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앞서 교사들은 체험장소 찾기에 분분하고 지자체 및 관련 기관은 체험 프로그램 및 장소 발굴에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나본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담당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아직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 11월, 한국교육개발원,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자유학기제 포럼'에서 연구학교 학생들은 "체험할 수 있는 직업 수가 적다"고 비판했다. 정작 원하는 직업군이 있어도 체험할 수 있는 직업 종류는 극히 한정돼 있다는 것.
지방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한 토론회에서 만난 전남 지역 연구학교 수석교사는 마땅히 검색해 볼 체험장소 사이트가 없다고 한숨 지었다. 교육청이 학교의 단체활동을 자제토록 하고 지역 내에서 체험활동을 진행하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갈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현재 자유학기제 창의체험프로그램 공유를 위해 웹사이트 '크레존'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접촉한 각 지역 장학사들은 크레존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이가 상당수였다. 대부분의 지역은 자체적으로 체험장소 매칭 및 공유 사이트를 제작하고 있었다. 전남 지역의 경우, 388개 직업체험프로그램이 업로드 돼 있었으나 기간이 정해져 있는 프로그램 중 마감되지 않은 곳은 고작 10여개에 불과했다.
각 지역 및 정부기관의 자유학기제 담당자들은 조만간 '물꼬'가 트일 거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일단 몇몇 기업 및 기관들이 자유학기제 체험 공간을 위해 일터 개방 및 프로그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준다면 각 기관의 부담이 줄어들고 더 많은 기관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공공기관의 자유학기제 지원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 통과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설문통계를 보면 '자유학기제'를 모르는 국민이 태반이다. 자유학기제 성공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교육당국은 귀 담아 들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