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자 집계, 교육당국 30명-복지부 300명…교육부 공문엔 메르스 보고 누락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학생과 교사의 격리자 숫자를 두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서로 다른 수치를 내놔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중앙부처간의 이런 엇박자는 교육당국의 잘못된 공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각급 학교에 보낸 공문 내용이 제각각인 바람에 일선 학교 등에서는 격리 대상자를 교육당국에 반드시 보고해야 하는 사실조차 몰라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4일 교육부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작성된 '학생 감염병 대책 일일상황 보고'에서 메르스 여파로 격리 조치된 학생은 23명, 교직원 9명 등 총 32명에 달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수십 명 수준이라는 교육부와 달리 복지부는 전날 오전 11시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격리대상자 중 교사와 학생은 약 300명이 조금 안 된다"고 발표했다.
교육당국과 보건당국의 메르스 격리자 규모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도 아직까지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는 부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전국 대학과 각 시·도교육청, 국립 초·중·고등학교에 최근 전달한 공문을 머니투데이가 입수해 비교한 결과, '메르스 격리자가 발생할 경우 교육당국에 보고'가 누락된 내용을 받은 기관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A기관이 받은 공문에는 학교 체육대회와 같은 단체활동을 자제하고, 기침예절 교육을 실시하라는 형식적인 내용만 담겼다.
B기관의 공문에는 '보건당국으로부터 격리 대상자 통보를 받을 경우 관련 사항을 교육부로 즉시 제출'하라는 것이 명시됐다. 특히 '2일부터 상황 종료 시까지'라는 보고시점과 일선 학교가 어떻게 교육당국에 보고할지 보고경로가 자세히 나와 있는데다 학교급별 교육부 담당부서, 담당자 연락처 등도 기재됐다.
결국 교육부가 메르스 격리자 보고에 대한 내용이 빠진 통일되지 않은 공문을 교육기관에 보낸 탓에 교육당국과 보건당국의 집계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휴업이나 휴교는 교육청이나 교육부에 보고해야 하나 격리자 발생하면 복지부에만 보고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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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는 "분명 공문에는 교육부에 메르스 격리자를 보고하라는 내용이 나와 있지 않았다"며 "이를 알지 못하는 일선 학교 입장에서는 당연히 보건당국에 메르스 여부를 보고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번 사태는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가 사망자 숫자와 탑승자 숫자를 매일 혼선을 보이는 등 오락가락해서 국민의 울분을 샀던 일과 너무나 흡사하다"며 "지난해 4월16일 이후 박근혜정부는 안전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으나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에 자료를 제출한 시점이 달라 격리자 집계차가 난 것 같다"며 "앞으로는 교육부와 복지부가 정확한 집계를 모아 발표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