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역고가공원 찬반 현수막, '같은 불법 다른 잣대'

[단독] 서울역고가공원 찬반 현수막, '같은 불법 다른 잣대'

김희정 기자
2015.10.22 05:04

중구청, 지난 17일 찬성 의견 현수막 6개 모두 철거…반대 의견 현수막은 그대로, '이중잣대' 논란

지난 16일 서울역7017 전망대 앞에 나란히 붙어있던 찬반 현수막. 서울 중구가 다음 날인 17일 오후 서울역고가 공원화 찬성 현수막을 철거한 후 반대 현수막만 남아 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지난 16일 서울역7017 전망대 앞에 나란히 붙어있던 찬반 현수막. 서울 중구가 다음 날인 17일 오후 서울역고가 공원화 찬성 현수막을 철거한 후 반대 현수막만 남아 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하는 '서울역7017' 사업의 찬반 현수막에 중구가 이중잣대를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구가 불법 현수막을 단속하면서 공원화 찬성 쪽의 현수막은 철거하고 반대 쪽 현수막은 그대로 둬 행정 집행의 형평성이 저해됐다는 지적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대체도로 없이 서울역고가를 공원화하는데 반대해, 지난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역고가 현장시장실 일정에 불참한 바 있다.

21일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19일 오후 중구는 서울역 주변에 부착된 7017 사업을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 6개를 철거했다. 허가나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은 7017 반대 쪽 단체의 현수막 8개는 그대로 남겨뒀다.

7017사업을 지지하는 서울역고가산책단과 고가를걷고싶은시민들, 중림동, 만리동 주민 등 5개 단체는 지난 16일 11개의 찬성 현수막을 7017전망대 앞과 만리육교, 서울역고가, 만리동 디오빌 및 KCC 앞 등에 부착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중구 디자인과의 철거조치로 21일 현재 이 중 5개만 남아 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해당 현수막들은 해당 사업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모두 불법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에 따른 도시 지역, 도로 등에 특정장소에 현수막을 게시하려면 자치단체장의 허가나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찬성 쪽이나 반대 쪽 모두 허가나 신고절차를 밟지 않고 현수막을 부착했다. 이런 가운데 7017사업에 찬성하는 쪽의 현수막만 철거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것.

서울시 관계자는 "둘 다 불법 현수막인데 굳이 찬성 쪽 현수막만 제거한 이유가 뭐겠느냐"며 "7017 사업에 대한 해당 자치단체장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2조의2에 따르면 지방정부는 법 적용 시에도 국민의 정치 활동의 자유나 그 밖의 자유와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중구는 현수막을 부착한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철거했을 뿐 7017사업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중림동 주민, 만리동 주민 등 7017 찬성 진영의 현수막은 대부분 주민들 중 구체적으로 누가 붙인건지 막연하다. 과태료를 부과하려 해도 실체가 있어야 부과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정작 중구는 '중림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서울역고가산책단' 등 주체가 명확한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행정자치부가 7월 이후 불법유동광고물 정비계획을 추진한 결과 3분기(7∼9월) 스마트폰앱을 통한 불법유동광고물 신고는 2만5304건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월평균 신고량은 8435건으로 지난해의 585건 대비 13배가 넘는다. 동기간 과태료 부과금액은 150억원에 달해 지난해의 2배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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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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