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수가족 '건강검진비' 등 22억, 등록금으로 낸 사립대

[단독]교수가족 '건강검진비' 등 22억, 등록금으로 낸 사립대

이정혁 기자
2015.11.30 05:01

교육부 '서울여대·목원대 회계부분감사 결과' 발표

교수와 배우자의 보험료는 물론, 심지어 가족 건강검진비 등을 포함해 무려 22억원을 등록금에서 빼 쓴 '비양심' 사립대들이 교육당국의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이 중에는 노동조합 행사비와 교직원들의 저축성 보험료조차 교비회계에서 쌈짓돈 쓰듯이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교육부는 교비횡령에 가까운 각종 비위 사실을 적발하고서도 징계 수위가 비교적 약한 탓에 '솜방망이 처분'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교육당국의 '서울여대·목원대 회계부분감사 결과 및 처분내용'을 보면, 규모가 있는 사립대에서 발생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여대는 교직원 개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저축성 보험료 13억9744만원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구성된 교비회계에서 지급했다. 또 규정에도 없는 격려금 6681만원을 교직원에게 지급하고, 반드시 법인회계에서 지출해야만 하는 소송비용 2475만원을 교비회계에서 빼썼다.

서울여대는 장학기금처럼 구체적인 용도를 정해 적립하기로 결정한 임의기금 6349만원을 '선물구입비'로 쓰는가 하면, 학교건물(교육용시설) 일부를 임대하면서 생긴 취·등록세와 재산세 8667만원을 교비회계에서 냈다가 교육부에 적발됐다. 특히 법인회계 '임의기금' 16억2688만원을 맘대로 쓴 것도 모자라 결산시 잔고 증명서를 조작해 허위보고하기도 했다.

대전에 있는 목원대는 교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교비회계에 손을 댔다가 무더기로 적발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교직원과 배우자의 단체보험료 5억2885만원과 가족에 대한 건강검진 2억1480만원 등 총 7억4365만원을 등록금에서 전용했다. 목원대 노조는 교비회계에서 나온 6798만원으로 노조행사를 진행했다.

이 대학은 법인에서 일하는 직원 인건비 1억7782만원을 학생 등록금으로 떠넘겼는데,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이런 행태에 대해 "관련 법령에 위배되는 것"이라면서 "법인 직원 급여는 사립학교법을 위반되는 사항"이라는 내용을 교육당국에 통보한 바 있다.

게다가 목원대는 성과평가 결과가 아닌 대학 발전기금 납부기간에 따라 13억1862만원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장학금 수혜자격이 없는 학생들에게 1267만원을 지급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받았다.

교육부는 지적사항에 따라 교비회계 세입조치와 보전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해당 대학에 통보했지만, 중징계 처분은 모두 2건에 그쳤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사립대들의 비위 규모 자체가 큰 만큼 교육당국의 처벌 수위도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주요 사립대 교수는 "보험료 대납 등의 경우는 사실상 범죄행위"라면서 "사립대들의 감사 결과를 정부의 대학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각종 패널티를 주는 방안을 이제라도 도입해 교비회계가 엉뚱한 곳에 쓰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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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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