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梨大, 23년간 '입시감사' 안받았다

[단독]梨大, 23년간 '입시감사' 안받았다

최민지 기자
2016.10.19 04:40

교육계 "입시 정보 공개, 공정성 담보 기준 마련 위한 토론 필요"

이화여대 학생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관 이삼봉홀 앞에서 최순실 딸 정모씨의 부정입학 및 특혜에 관련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이화여대 학생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관 이삼봉홀 앞에서 최순실 딸 정모씨의 부정입학 및 특혜에 관련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최순실씨 딸 정유라(20)씨의 입학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가 1993년 이후 23년 간 교육당국으로부터 입시 부문 감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이 '자율성'이란 명목으로 입시정보 공개를 꺼려왔던 것이 권력형 비리 의혹을 낳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화여대가 가장 최근 교육부로부터 종합감사를 받은 시기는 1984년이다. 이후 32년 간 종합감사를 받지 않았다. 당시 감사 내용은 문서로 보관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 종합감사는 인사와 예산, 회계, 학사, 시설, 기자재, 학교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입시 부문 조사도 일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화여대는 지난 1993년 김영삼(YS) 정부 때 입시 관련 감사를 받았다. 당시 교육부는 고위층 관료 자녀의 입시부정을 계기로 75개 대학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고 58개 대학 1096명의 부정입학 사례를 적발했다. 이 중 19개 대학 452명의 학부모 명단을 공개했으며 이화여대에서도 조달청 이사관 권오상씨의 딸을 정원외 특례입학 시키는 등 2건의 부정이 드러났다.

이화여대는 1997년 이후에도 특정감사 3회, 회계감사 1회를 받았지만 종합감사나 입시 관련 감사는 받지 않았다. 3년 전 교육부가 20여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시관리 및 신입생 충원율 특정감사' 때도 이화여대는 제외됐다.

교육부가 정씨의 입시 특혜 의혹을 계기로 감사에 착수하면 1993년 이후 23년만에 처음으로 입시 관련 조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정씨의 입학과정에 문제가 있었는 지에 대해서는 교육부 대학정책관이 사안을 파악하고 있다. 조사 결과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감사관실은 관련 부서의 도움을 받아 감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감사가 이뤄지더라도 위법한 부분을 확인하고 해당 대학에 처벌을 내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입시 부정의 근거가 국회와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데도 교육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근거로 판단을 미루고 있어서다. 배성근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이화여대가 정씨를 뽑은 전형의 평가 방법이 무엇인지, 메달 딴 경력이 실제 합격여부에 반영됐는지 아직 모른다"며 "학교마다 체육특기자를 뽑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의혹만으로 입시부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양이 입학할 당시 이화여대 수시모집 요강. 원서제출일 후의 경력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정양이 입학할 당시 이화여대 수시모집 요강. 원서제출일 후의 경력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최씨의 딸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 및 성적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는 2014년 9월 실시된 2015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체육특기자로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정씨가 그해 9월20일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종합 단체전 경기에서 딴 금메달도 면접 등 평가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화여대 2015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에 따르면 체육특기자의 경력은 '2011년 9월16일부터 2014년 9월15일'까지 개인전에서 입상한 것만 평가 요소로 반영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입시부정에 대해서는 대학의 자정능력을 키우는 것과 더불어 관리 기관인 교육부의 감사도 좀더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학 입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 정보공개 기준 등에 대해 대학사회가 공개적으로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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