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국정교과서…내년 학교 배부해도 '1년짜리' 가능성

베일 벗은 국정교과서…내년 학교 배부해도 '1년짜리' 가능성

세종=문영재 기자, 이미호 기자, 최민지 기자
2016.11.28 16:02

[국정교과서 공개]"탄핵정국 상황 따라 국정교과서 운명 정해질 것"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우여곡절 끝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공개됐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한 지 1년여 만이다.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28일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교과서 3종(중학교 역사 ①·②와 고교 한국사)에 대한 현장검토본을 전용 웹사이트에 전자책(e-book) 형태로 공개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23일까지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수정된 교과서 최종본을 내년 1월 확정할 예정이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교육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게 됐다"며 "(국정교과서는)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갖도록 심혈을 기해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도 "특정 이념으로 치우친 편향성을 바로 잡고 실사구시의 자세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육부가 예정대로 이날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지만 실제 일선학교 현장에 적용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부총리가 사회적 갈등, 정치적 대립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위해 국정화를 추진했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대한민국 수립'이나 '친일·독재 미화' 등의 내용이 담긴 국정교과서 공개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휘발성이 강해 이념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술한 부분을 놓고서도 벌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검토본에는 박 전 대통령의 치적을 세세하게 다루면서 '5·16 군사정변' 혁명 공약까지 실었다.

특히 최근 교육부의 갈지자 행보는 국정화 동력이 이미 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꼽힌다. 교육부는 그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내년 3월 전면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이후 청와대와 갈등설이 나돌더니 지난 27일에는 여론을 본 뒤 일선 학교에 적용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검토하겠다며 유보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와 청와대 입장이 다르지 않고 철회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탄핵정국 상황에 따라 국정교과서의 운명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년 3월 국정화를 강행하더라도 현 정부의 임기와 함께 국정교과서가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1년짜리 교과서'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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