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편, 내·외부 검토진 명단 공개…현대사 위원 3명 모두 현대사학회 소속

국사편찬위원회가 국정 역사교과서 검토를 위해 위촉한 외부 전문위원들이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하거나 촛불집회를 폄하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편향성 논란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국편은 이 같은 인사를 하면서도 교육부와 별도로 상의하지 않았다.
4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국편의 '중등 역사과 국정교과서 내·외부 전문가 위원' 목록에 따르면 국편은 국정교과서 제작 당시 해석에 논란이 있는 시대사별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선사·고대사, 근대사, 현대사, 세계사 등 4개 분야 외부전문위원 13명을 위촉했다. 또 내부직원들로 구성된 24명의 내부검토진도 운영했다. 공식 집필진 31명이 있었는데도 국편 내 37명의 전문가 검토진을 둔 것에 대해 교육부는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외부전문가 위원 중 현대사 부문에는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인사가 집중 포진됐다. 현대사 외부전문위원은 김인섭 법무법인 태평양 명예대표 변호사, 김충남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전 육군사관학교 교수), 주익종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등 총 3명이다. 이들은 모두 '우편향' 논란의 중심인 한국현대사학회에 몸 담았으며, 주 실장은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다.
김인섭 명예대표 변호사는 한국현대사학회가 지난 2011년 발족할 당시 고문을 맡았다. 그는 2008년 광우병 파동당시 재단법인 '굿 소사이어티'가 건국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한 토론회에서 "촛불집회와 같은 광장민주주의의 기능은 국가 기본 법질서의 메커니즘을 보완할 수 있을 뿐 대체할 수는 없다. 스스로의 한계와 분수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법천지의 약육강식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충남 연구위원 역시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저서 '성공이냐 좌절이냐 박근혜의 외로운 줄타기'에서 목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원칙주의를 선택한 승리의 여신' '시련을 이겨낸 철의 여인' 등으로 소개했다. 또 2006년 언론인터뷰를 통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제3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성공할 뛰어난 지도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선진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주익종 실장은 뉴라이트 인사들이 만든 '교과서포럼'이 제작한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 편집에도 참여했다. 그는 또 2014년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 범국민 1000만 서명운동 추진연합회가 진행한 '건국절 제정 학술대회'에 참석해 "김구, 김규식과 같은 통일 추구 세력이 권력을 잡아 통일 국가를 세웠으면 그 후 한민족 국가는 세계적인 냉전 체제에서 미국과 소련 중 그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 비동맹주의를 택했을 것이며, 제3세계의 일원이 돼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세계사 외부전문가는 신성곤 한양대 교수, 홍석민 연세대 교수와 동북아역사재단 직원 2명 등 모두 4명이다. 홍 교수 역시 한국현대사학회 회원이었으며 현 국편위원인 신 교수는 지난해 대학가에서 폭넓게 이뤄진 국정화 반대 교수 선언에 참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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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분야 전문위원들은 주로 국책기관의 직원들로 구성돼 국편이 검토의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사·고대사 외부위원은 동북아역사재단과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책기관 소속 직원 4명이다. 근대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실장,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매헌연구원 소속 인사 등 2명이다.
정태헌 한국사연구회장(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은 "국편이 국정교과서 현대사 집필진에 이어 또 역사전공자가 아닌 이들을 현대사 부문의 검토위원으로 내세웠다"며 "결국 검토진들은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할 뿐더러 최근 학계 연구도 폭넓게 반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