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워라밸 제도 시행하면 포인트 제공…14개 인센티브

서울시가 직원들의 출산·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혜택을 주는 중소기업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이와 관련해 시는 중소기업이 출산·양육 장려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실행할수록 포인트를 쌓은 뒤 인센티브를 받는 '워라밸 포인트제'를 본격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출산·양육 친화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매력적인 혜택을 부여해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쌓은 포인트에 따라 등급이 산정되고, 등급이 높아질수록 받는 인센티브도 늘어나게 된다.
시는 일단 워라밸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지표를 일·생활 균형에 필요한 제도의 실행 여부와 연계하는데 중점을 뒀다. 구체적으로 △출산·양육친화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양육친화 제도 활용 및 남성양육 참여율 제고를 위한 '제도 실행'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미래세대 지원' 등 3개 영역에 따른 14개 지표를 만들었다. 사업 참여를 독려를 위해 '워라밸 포인트제 컨설팅'에만 참여해도 포인트를 쌓아준다.
포인트를 적립한 기업에겐 14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일·생활 균형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양육친화적인 기업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우수한 경력보유여성을 인턴십으로 파견(6개월간 생활임금 수준의 인턴십 비용 지원)받아 육아휴직자 대체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턴십으로도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엔 육아휴직 대직자 업무 대행수당 월 30만원을 지급한다. 현 제도상 출산휴가 90일 중 마지막 30일은 사업주의 급여지급 의무가 없어 출산휴가 시 근로자 소득이 감소할 수 있는데, 자발적으로 급여를 지원하는 사업주에겐 최대 110만원을 보전한다.
금융지원으로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통한 '이자차액 지원 자격 부여 및 보증한도 우대' 혜택을 준다. 여기에 △'하이서울기업' 인증 가점 △'중소기업 유연근무 인프라 지원사업' 가점 등을 제공한다. 아울러 참여기업 근로자가 민간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정부 아이돌봄서비스 수준의 비용만 낼 수 있게 해당 제도를 검토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다수 청년들이 종사하는 중소기업의 일·생활균형과 출산·육아친화환경 실현이 저출생 극복의 핵심"이라며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누구나 일·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직장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센티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산율 바닥 뚫린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에 눈돌린 이유는

서울시가 이번에 출산·양육 친화제도에 진심인 중소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몰아주는 '워라밸 포인트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엔 대기업과 비교해 크게 격차가 벌어진 육아휴직 사용률이 있다. 특히 전국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매년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이 0.5명대로 최하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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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순 시 여성가족정책실장도 3일 진행한 관련 브리핑에서 "근로자의 약 90%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지만 육아휴직 남성 10명 중 7명은 대기업 직원"이라며 "중소기업에서 노력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출산·육아 지원 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단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5인 미만 사업장 육아휴직 사용률 32.7% 그쳐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300명 이상(79.2%)과 50~299명(80.2%)의 사업장에서 모두 육아휴직 사용률이 80% 안팎이었지만, 5~49명 사업장에선 62.6%대에 그쳤다. 5명 미만 사업장에선 32.7%로 뚝 떨어졌다.
시가 이날 발표한 '워라밸 포인트제'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출산·양육 장려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하나씩 실행할수록 포인트를 쌓을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사유나 결재 없는 연차 사용, 격주 주 4일제, 재택근무 장려와 같이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라면 무엇이든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결혼·출산·양육 직원이 많을수록 더 많은 포인트가 부여된다.
포인트에 따른 인센티브엔 세무조사 유예를 비롯해 각종 사업에 대한 가점 부여 등 기존 혜택뿐 아니라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인턴십 지원, 육아휴직자 대직 직원을 위한 동료응원수당 등 일·생활 균형 확산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 가중(46%)'을 꼽았다. 법으로 보장된 지원 제도조차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 못한 셈이다. 김 실장은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직장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사업장 불리하지 않도록 형평성 강화
시는 규모가 작은 소기업이 불리하지 않도록 워라밸 포인트 운영에 있어 형평성에 초점을 맞췄다. 중소기업이 시행하는 각종 제도와 임신·출산휴가 사용 직원 수 등에 따른 포인트를 더한 다음(합계 포인트) 이를 상시근로자 수로 나눠 '최종 적립 포인트'를 확정토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정보통신업계이면서 모든 출산·양육친화 및 워라밸 제도가 같은 A기업(80명)과 B기업(10명)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원격근무와 건강검진휴가 사용 총인원 등은 B기업이 더 적지만 상시근로자로 나눈 결과 B기업의 최종 포인트가 더 높을 수 있다. 워라밸 포인트제 참여를 위한 컨설팅만 신청해도 50포인트를 부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워라밸 포인트제에 관심있는 기업은 시 일·생활균형지원센터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세부적인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달 20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김 실장은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가족친화인증'이 있지만 서울 시내 중소기업의 참여율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워라밸 포인트제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의지를 갖고 출산·양육 제도를 시행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해 (궁극적으로) '가족친화인증' 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