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학교와 전교생 4배 차이나는 초등학교들…서울도 '양극화'

옆 학교와 전교생 4배 차이나는 초등학교들…서울도 '양극화'

유효송 기자
2025.11.06 17:15

서울 초등학교 36곳, 인접 학교와 학생수 격차 점점 벌어져

서울 초등학교 '양극화 심화군' 학교의 최근 10년 간 학생 수 증감률/그래픽=김다나
서울 초등학교 '양극화 심화군' 학교의 최근 10년 간 학생 수 증감률/그래픽=김다나

#서울 서이초등학교(서초구)와 역삼초(강남구)는 강남대로를 사이에 낀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다. 걸어서 불과 10분 내 학교인데 지난해 학생 수는 각각 1293명과 311명으로 4배나 차이난다. 서이초는 10년 전에 비해 학생 수가 4.5% 늘어났지만 역삼초는 24.9%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 곳곳에서 나타난다. 서대문구의 대신초는 같은 기간 학생 수가 3분의 1이 줄어 170명에 불과하지만 355m 거리에 있는 북성초는 반대로 학생 수가 3배 늘어 973명에 달한다.

대도시의 같은 생활권에서도 학교 규모의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도시 인구는 줄어드는 가운데 대규모 신축단지가 세워지면서 국지적으로 학령인구가 몰리면 거주지를 기준으로 하는 초등학교 배정에 불균형이 생기는 것이다. 도시 재개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같은 엇박자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보육·교육 대란이 일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남·양천 학군지에서도 학교별 학생수 '반대로'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등교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화성=뉴스1) 김영운 기자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등교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화성=뉴스1) 김영운 기자

'6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대도시 학교규모의 국지적 양극화 실태와 정책적 대응 방안' 보고서는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7대 대도시를 분석한 결과 모두 도시 내 국지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 학교간 거리가 500m 안팎인 지역에서 학생 수가 중간 수준 없이 상하 극단으로만 집중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구조적 불균형이 가장 심화된 대도시는 서울이었다. 서울에서는 인접 학교의 학생 수 격차가 벌어진 '양극화 주의군'은 서울 585개 초등학교 중 36개로 전체 학교의 6.2%를 차지했다.

여기에 인접 학교의 학생수 증감률이 서로 상반된 방향을 보이는 '심화군'은 4곳이다. △대신초-북성초(서대문구) △선유초-경인초·당서초(영등포구, 양천구) △역삼초-서이초·언주초(강남구, 서초구) △양전초·영희초-일원초(강남구)다.

구도심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공존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양전초와 영희초는 학생 수가 꾸준히 감소한 반면, 두 학교 사이에 위치한 서울일원초는 학생 수가 60% 이상 증가했다. 일원초는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집중된 지역이다.

지방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인천과 대구에서 초등학교 양극화 주의군은 각각 11곳, 부산은 10곳, 대전은 9곳, 광주와 울산은 각각 7곳이었다.

"재개발 계획부터 학생 배치 고려해야"

이러한 양극화는 향후 주거 단지 재정비 계획과 실제 입주 시점 차이에 따라 격차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에는 5000세대가 입주한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영유아 보육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부족해 대기자가 속출했다. 지금 당장은 보육 대란이지만, 추후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으로 '입학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학생 수가 줄어든 소규모 학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과목을 개설하지 못하거나 교사의 업무량 과중, 1인당 교육비가 높아지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초기 단계부터 교육 수요와 적정 규모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이들은 △광역단위 도시계획과 시도교육청 학교 학생 배치 계획 연계 △기초의회(지방의회) 학교 및 학생배치에 대한 협의권 신설 등을 제안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도시 개발에 앞서 지자체 뿐 아니라 시도교육청이 함께 각종 계획에 참여해 교육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연구자인 이강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대도시의 학교규모 국지적 양극화는 교육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며 "도시계획과 교육정책을 연계하고, 사회정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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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유효송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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