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돈줄일까 브레인일까...외국인 대학원생, 지거국에 5000명 있다

단독 돈줄일까 브레인일까...외국인 대학원생, 지거국에 5000명 있다

황예림 기자, 정인지 기자, 유효송 기자
2026.04.15 13:00
9개 지방거점국립대의 외국인 석·박사 재학생 비율./그래픽=이지혜
9개 지방거점국립대의 외국인 석·박사 재학생 비율./그래픽=이지혜

지방거점국립대의 A교수는 산하 대학원생 2명이 모두 외국인이다. 내국인 중에는 지원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라도 뽑지 않으면 대형 연구에 참여하기 힘들고, 정원 미달이 계속되면 대학원 정원을 회수당할 수 있다. A교수는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소통은 주로 영어로 하고,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깊은 연구 교류를 하긴 어렵다"며 "사실 연구 능력이 뛰어나면 외국인 유학생들도 서울 거주를 선호한다"고 토로했다.

교육부가 지방거점국립대(지거국)를 지역 연구의 허브로 바꾸겠다며 최대 연간 10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거국 학부 졸업생들도 대학원은 수도권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빈자리를 외국인이 차지해,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할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외국인 유학생도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15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지거국 9곳(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의 석·박사 재학생은 3만8251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은 전체의 13.8%(5267명)를 차지했다. 1개교 당 585명이 있는 셈이다.

비율로 보면 강원대가 석·박사 재학생 3022명 중 877명(29%)이 외국인으로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북대 역시 3330명 가운데 822명(24.7%)이 외국인이었고 충북대(552명, 21%)와 제주대(218명, 20.4%)도 외국인 비율이 20%를 웃돌았다. 전남대, 경북대, 부산대는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14.2%, 10.5%, 7.6%로 평균과 비슷하거나 밑돌았지만 전체 석박사 규모가 많아 외국인 학생 수도 600~700명대에 달했다.

외국인 유학생은 그동안 내국인의 석·박사 진학률이 낮은 인문계에 몰려있었지만 최근에는 정부가 육성을 독려하는 이공계에서도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공계에서 대학원생은 교수에게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 파트너에 가까워, 지거국 이공계 교수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이유 중 하나로 '함께 연구할 인력이 없어서'를 꼽기도 한다.

전북대는 △나노융합공학과 31명 중 18명(58%) △에너지AI융합공학과 15명 중 13명(87%) △에너지저장변환공학과 29명 중 18명(62%) 등에서 외국인 비율이 과반을 차지했다. 전남대도 일반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중 △기계공학과는 20명 중 15명(75%) △신소재공학과는 13명 중 7명(54%)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는 10명 중 9명(90%)이 외국인이었다. 강원대 AI소프트웨어학과는 석·박사 과정에 외국인 2명(100%)만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많아지면 즉각적인 문제는 소통이다. 교육부는 외국인 신입생이 일정 비율 이상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을 취득하면 비자발급이 편리한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을 부여하지만 의무는 아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는 대학 및 대학원 수업을 원활히 이수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높은 TOPIK 4~5급 이상의 한국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사립대인 호남대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미국 허위 학위증 사태가 불거지면서 '무늬만 학생'인 외국인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100여명은 해외 대학에서 3년 교육을 마치고 호남대에서 1년 과정을 이수하면 학위를 취득하는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호남대 학부 과정에 편입했다. 이들이 석박사에 진학하면 석사는 3년, 박사는 5년의 비자 연장이 가능하다.

이주희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유명 교수와 연구시설이 없어서 뛰어난 대학원생이 없을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며 "현재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국가가 지역에 선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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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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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유효송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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