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10명 중 2명은 학생에게 문해력을 지도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교육 현장에서 읽기·이해 능력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최근 '문해력 특별위원회'를 꾸리기로 하면서 장기적인 대응책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지난해 진행한 '초등 문해력 지도 모델 및 전략 연구'에 따르면 초등교사 100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지도 관련 연수를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거의 없다'는 응답이 44.8%로 가장 많았다. '1~2번 받아본 적 있다'(41.4%)는 응답을 더하면 대다수 교사가 관련 연수를 두 차례 이하로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도 방법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지 않았다. 어휘 지도법과 읽기 유창성 지도법을 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은 각각 42.3%, 40.7%로 나타났다. 또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문해력 교육에 어느 정도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부족하다'는 응답이 48.1%로 절반에 가까웠다.
읽기 능력이 낮은 학생을 지도할 때 겪는 어려움으로는 '지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48.1%로 가장 많았다. '지도 방법을 잘 모른다'는 답변도 22.2%였다. 공교육 체계 안에서 관련 교육에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진은 "문해력 교육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음에도 체계적인 교육 과정과 지원 없이 온전히 교사의 책임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 문해력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 는 정책·사회·학교·가정이 연계한 지원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국교위는 지난 12일 열린 제66차 회의에서 '과학인재 특별위원회'와 함께 문해력 특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문해력 특별위는 교육학 교수 등 교육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중심으로 다음달까지 꾸려질 전망이다. 현재 운영 중인 다른 특별위원사례를 고려하면 위원 규모는 1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위 출범은 '문해력 문제'가 국가 차원의 교육 의제로 부상한 결과다. 국교위는 고교학점제나 영유아 사교육처럼 교육 현장에서 중요성이 큰 사안을 다룰 때 별도의 특별위를 설치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특위 역시 국교위가 올해 상반기 수립할 예정인 10년 단위 중장기 정책인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문해력 교육을 반영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추진됐다. 현재 운영 중인 특별위는 총 9개로, 문해력 특별위와 과학인재 특별위까지 꾸려지면 11개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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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는 특위 구성안을 의결하면서 "전국 교원 인식 조사에서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거나 '왕복'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등 기본 어휘 이해 부족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며 "문해력 특별위 설치를 통한 국가 차원의 문해력 회복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서는 문해력 특별위 출범을 계기로 공교육 내 읽기·이해 능력 교육이 보다 체계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상식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새로운 세대의 문자 문해력이 이전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은 사실"이라며 "문해력 특별위 출범은 부족한 부분을 국가 차원에서 보완하려는 접근으로,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을 이야기할 때 항상 학습자를 전제로 두는데, 가르치는 교사의 재교육도 같이 거론돼야 한다"며 "다만 현세대는 기호나 이미지에 대한 문해력은 기존 세대보다 크게 탁월하기 때문에 환경 변화를 고려한 교육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