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13세' 하향 논쟁…"실익 없다"vs"법감정 반영해야"

'촉법소년 13세' 하향 논쟁…"실익 없다"vs"법감정 반영해야"

황예림 기자
2026.03.18 15:42
 성평등가족부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18일 '형사미성년자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사진=황예림 기자
성평등가족부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18일 '형사미성년자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사진=황예림 기자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현재의 13세 청소년은 과거보다 형사책임 능력이 충분히 성숙했다고 보기 어려워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면 연령 하향이 보호자의 책임 의식을 자극하는 등 제한적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성평등가족부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18일 '형사미성년자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기 위해 꾸려진 '사회적 대화 협의체' 출범 이후 첫 공개 논의다.

이날 포럼에서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것이 형사책임 능력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혁 국립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형사책임능력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본인의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이런 능력은 단순한 정보 습득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길러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마련된 게 1953년이다. 당시에는 이 연령대가 생업에 참여하는 등 사실상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했지만 현재의 13세는 의무교육 단계에 있는 만큼 사회적 경험이 제한적이다"라며 "현 시점의 13세는 여전히 학습과 성장 과정에 있는 존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제도만으로도 충분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교수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 강도가 낮지 않다"며 "13세 청소년도 최장 2년간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고 보호관찰 역시 병행할 수 있어 상당한 억지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연령을 낮추더라도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는 "2023년 기준 15~19세 범죄소년의 구공판 비율은 8.8%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실형 선고는 극히 일부"라며 "연령을 13세로 낮출 경우에는 이 수치가 20배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 "기껏해야 실형을 선고받는 인원이 몇 명 수준에 그쳐 연령 하향이 상징적 조치에 머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령 하향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의롬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법제도는 범죄 억지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법감정도 반영해야 한다"며 "억지력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현 기준을 유지하기보다, 13세로 조정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형벌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되 실효성 있는 보호처분과 처우 프로그램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령 조정이 보호자 책임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종영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는 "형사책임 연령이 낮아질 경우 부모가 자녀의 일탈 행위를 보다 현실적인 법적 문제로 인식하게 될 수 있다"며 "일부 가정에서는 생활지도와 감독을 강화하는 동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이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형사미성년자 연령 조정의 적정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며 국민 의견을 수렴해 두 달 뒤 결론을 내자고 성평등부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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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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