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기초학력 점수, 학부모에 알린다

초중고 기초학력 점수, 학부모에 알린다

정인지 기자
2026.04.02 04:00

교육부 사교육 절감대책
미달 학생 증가에 의무 공개… 미취학 영유아는 금지
인지학습 규제, 학원 여러곳 땐 무의미… 실효성 의문

교육부가 사교육비 절감대책으로 영유아의 경우 학원 점수를 학부모에게 비공개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동시에 하루 3시간 이상 '인지교습'을 금지한다. 반면 초·중·고등학교에서는 그동안 비공개였던 기초학력 진단결과를 학부모에게 의무통지하도록 했다. 학생의 출발점 정보와 학습수준을 파악하라는 취지다. 사교육업계에서는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불법인지 모호하다"며 "민원이 폭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취학아동, 3시간 초과 '학습'은 금지…'숙제'는 가능=교육부는 1일 올해 법령 개정을 준비해 3세 이상~미취학 영유아에게 1일 3시간, 주15시간을 초과하는 인지교습을 전면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세 미만에게는 인지교습이 아예 금지된다. 교육부는 인지교습은 '교과목 위주의 지식습득을 목적으로 주입식으로 행하는 교습'이라며 숫자 카드를 보여주며 1부터 100까지 순서대로 외우게 하고 틀리면 다시 반복시키는 경우 등을 예로 들었다. 또 아이들에게 영어로 책을 읽도록 하는 경우도 인지교습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인지교습'은 추후 논의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규정할 예정이다.

다만 1일 3시간은 '한 학원 기준'일 뿐 타 학원이나 숙제는 규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노래로 영어를 배운 다음 관련 영어단어를 쓰는 워크북을 숙제로 내준다면 문제가 없다. 오전에 A학원에 갔다가 오후에 B학원에 가는 경우도 해당 사항이 없다. 결국 '숙제과외' '프렙학원'(시험 대비 보조학원)은 막지 못하는 셈이다.

학원수업 중 평가를 하더라도 학부모에게 점수를 알려줄 수 없고 수준별 배정 목적으로는 시험을 칠 수 없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별도 시험을 응시하는 데는 제한이 없어 유료 독해진단이 오히려 활성화할 수 있다. 한 사교육 관계자는 "현재도 아이를 위해 레벨 하향을 권하면 납득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며 "점수도 공개가 안된다면 아이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도 그냥 침묵해야 하는 것인지"라며 의문을 표했다.

학원법 개정 추진안/그래픽=윤선정
학원법 개정 추진안/그래픽=윤선정

◇초·중·고, 기초학력 '의무공개'…문해력 '강화'=반대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던 기초학력은 의무적으로 학부모에게 공개토록 했다. 한 해 27조원이 넘는 사교육비가 무색하게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하는 것에 대응해서다. 또 내년부터 읽기, 쓰기, 셈하기 수준을 수직척도로 개발해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에 적용할 예정이다. 수업 중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돕기 위해 '1교실2강사제'도 올해 6000개교로 확대한다.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연구과제·토론수업을 확대하고 2030년까지 연차적으로 모든 중학교에서 독서동아리 활동과 연계한 글쓰기·논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지완 교육부 학교지원관은 "입시경쟁 완화 등은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복잡해 이번 발표 방안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가 원하니까…지자체는 영유아 영어교육 '우후죽순'=올해 정부의 사교육비 대책은 영유아를 정조준했지만 막상 지자체에서는 영유아 영어교육 수요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영어 키즈카페부터 영어 뮤지컬까지 개설된다.

이달 문을 연 서울형 키즈카페 여의동점은 처음으로 시도되는 영어 키즈카페다. 4~6세가 대상으로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원어민들이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준다.

강원 화천군은 저출산대책 중 하나로 매년 3~12월에 5~7세를 대상으로 하는 키즈 영어 아카데미를 직접 운영한다. 인천, 경기 구리시 등에서는 6~7세를 대상으로 영어 뮤지컬 교육을 진행하고 경기 하남시는 어린이 영어특화 도서관을 올해 6월 개관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부산은 영유아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참여 가능한 영어학습 프로그램 '영어랑 놀자'를 운영 중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