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정부,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 발표

최근 3세 미만 영유아 학대 사망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가 의료 이용 이력이 없는 0~6세 아동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의 학대 위험을 빠르게 발견하려는 조치이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성평등가족부·경찰청과 함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대표적인 학대 위험 신호로 꼽히는 '의료 미이용' 영유아에 대한 관리 강화다.
복지부는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해 포착된 6세 이하 의료 미이용 아동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의료 미이용 아동은 진료 기록이나 영유아 건강검진·예방접종 이력이 없는 아동을 말한다. 현재 조사 대상은 약 5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복지부는 의료 미이용 아동에 대해 가정방문을 실시했지만 대상은 2세 이하에 한정됐다. 2세 이상 아동은 의료 미이용이 의심되더라도 e아동행복지원사업에서 집계하는 44개 위험지표 점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야만 방문조사가 이뤄졌다. 앞으로는 이 기준을 완화해 0~6세 아동은 연령과 관계없이 의료 미이용 사실만으로도 가정방문을 실시할 방침이다.
올해 전수조사는 두 차례 진행된다. 1차(5~7월)에는 진료 기록이 없는 0~6세 아동과 건강검진·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0~3세 아동을, 2차(7~9월)에는 4~6세 미검진·미접종 아동과 1차 조사 이후 추가로 확인된 대상자를 조사한다.
현장 점검 실효성도 강화한다. 2세 이하 아동이나 학대 이력이 있는 가정을 방문할 때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인력이 동행하고 거주지 내부 사진과 녹취 등 증빙자료 제출도 의무화한다. 또 아동 외상 여부 확인 등 필수 항목을 담은 체크리스트를 필수적으로 작성하도록 할 계획이다. 부모가 방문을 거부하면 일정 조정 후 재방문하고 이후에도 거부하면 경찰 수사를 의뢰한다.
이번 대응책은 기존 점검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는 아동학대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공무원이 혼자 가정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면 곧바로 사건이 종결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가정방문이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최근 세상에 드러난 시흥과 양주 아동학대 사망 사건 모두 각각 2021년과 2023년 지자체의 가정방문이 있었지만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채 조사가 종결됐다.
독자들의 PICK!
다만 인력 여건을 고려할 때 정책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현재도 지자체의 가정조사 인력이 부족해 '공무원 2인1조 방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인력과 업무 특성상 모든 방문에 상시 동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시흥 사건처럼 보호자가 의도적으로 다른 아동으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차단할 뚜렷한 대안도 마련되지 않았다.
모두순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사례관리·상담 업무가 중심이어서 즉각적인 동행이 쉽지 않다"며 "지자체와 협의해 일정 조율을 거쳐 방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