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한 교실에 같은 교육...AI시대, 획일성에서 벗어나야"

"모두가 한 교실에 같은 교육...AI시대, 획일성에서 벗어나야"

정인지 기자
2026.05.07 15:08

고영선 KEDI 원장, 교육개혁 컨퍼런스 기조발제서 밝혀

고영선 KEDI 원장이 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교육개혁 컨퍼런스'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고영선 KEDI 원장이 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교육개혁 컨퍼런스'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이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획일성과 형평성을 강조하느라 본질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AI(인공지능) 시대에 '정답 맞추기'에 초점을 둔 우리 교육이 부적합하다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지만 현실에서 교육개혁은 지지부진하다는 설명이다.

7일 KEDI가 주최하고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가 후원한 '교육개혁 컨퍼런스'에서 고 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우리나라는 학생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 한 교실에서 동일한 내용을 배우도록 강제한다"며 "AI로 청년 실업문제가 가시화됐는데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 원장은 특히 "고소득일수록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게 되는 이유"라며 "부모소득, 학력과 관계없이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돼야 하지만 교육개혁은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우려되면 논의가 중단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절대평가 도입, 수학능력시험 영향력 약화, 대학 지원의 선택과 집중 등을 들었다. 지방대학 지원도 초광역화를 추진해 비수도권에 더 많은 지원을 하되, 초광역 내에서는 엄격한 경쟁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 원장은 "오래전부터 국가교육과정은 창의력, 비판적 사고 등을 강조해 왔지만 지필고사 중심 평가, 피드백 없는 평가로 초중등 교육현장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교육정책과 교육시스템도 현장성, 유연성,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현장은 경직된 교사 승진제도, 교사 업무부담 과중, 고교 서열화로 인한 교육형평성 저하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논의만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원장은 "정부와 교육청은 미시 관리자가 아닌 체계 설계자가, 교원은 교수학습 개선, 학계는 합리적 개혁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성천 교육부 정책보좌관 겸 한국교원대 교육정책대학원 교수도 입시 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도 설계를 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김 정책보좌관은 "상위권 학생 변별을 위해 대다수 학생들이 배움으로 소외되는 현실이 맞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학령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내신 절대평가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시기"라고 했다. 그는 "고교학점제도 내신 절대평가와 궁합이 잘 맞는다"며 "다만 절대평가 내지는 성취평가제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성취 기준에 맞춰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고도의 전문성과 질 관리 체제, 책임성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교위는 오는 10월 말에 발표할 국가교육계획시안에 이번 논의를 참고할 예정이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축사에서 "학벌주의와 대입경쟁에 몰입된 낡은 체제에서 벗어나 학생이 학교에서 학습의 기본역량과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며 "오늘 논의를 경청하고 오는 10월 말에 발표할 국가교육계획시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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