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입한 지 고작 2주. 짧은 사이 가장 많이 접한 단어가 바로 '구태 정치'다. 한국언론재단 사이트를 검색해보니 지난 1년간 이 단어가 사용된 정치 관련 기사만 500여건에 이른다.
이번 주만 해도 봇물처럼 쏟아졌다. 서로가 서로를 '구태(舊態)'로 몰아세우는 통에 각 정당들은 모두 '구태 정치'의 꼬리표를 달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범여권의 흐름 속에서도 '대통합'보다 '구태 정치'란 말이 더 회자된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후보중심의 제3지대 통합론을 내세우자 민주당은 곧바로 "인물 중심의 이합집산으로 구태정치의 전형"(박상천 대표)이라고 맹비난했다.
열린우리당도 이에 질세라 박 대표를 겨냥 "그것은 구태정치를 목격해 온 사람들이 갖고 있는 또 다른 편견이 아닌가 싶다"고 맞받았다.
한나라당도 빠질 수 없다.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신당을 결의한 직후 "(민주당과 통신모가) 거창하게 요란을 떨고 있지만 정치적 명분 없이 살아남기 위해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구태정치의 재연"(유기준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4·25 재보선 유세전에 나선 것을 두고 "구태정치의 재연"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나온 반박의 화두 역시 구태다. "사실상 무능이 확인된 사람들이 검증된 사람을 깎아내리는 구태 정치"(박승환 한나라당 의원)란다.
민주노동당도 한 마디 거든다. 최근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치관계법개정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에 진 것은 구태정치와 독재정치의 유산, 시대착오적 시각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여의도는 물고 물리는 '구태정치' 공방으로 적어도 12월 대선까지는 바람 잘 날이 없을 듯 하다. 그런데 밖에서 볼 때 모두가 '구태'인지 정말 모르는 걸까.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욕한다'는 속담처럼 여의도에 딱 들어맞는 속담도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