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합동연설회 개최..李 막판 연설로 분위기 반전
연설회 초반 '박근혜 우세', 종반에는 '이명박 역전승'.
한나라당 지역 '당심잡기'의 본격 서막을 알리는 첫 합동연설회를 지켜본 대다수 관전자들의 평가다. 22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이 후보의 '의도된 일탈(?)'이 연설회 분위기를 일거에 뒤집는 결과를 가져왔다.
행사 직전부터 이, 박 두 후보 지지 세력간 과열 경쟁 속에서 시작된 연설회 초반 분위기는 박 후보측이 압도적으로 기선을 제압한 모습이었다. 체육관 안을 가득 메운 3000여명의 선거인단과 후보 팬클럽 중 박 후보측 지지자들이 가장 열성적인 응원전을 연출해내 나머지 후보들이 '왜소'해 보일 정도.
특히 '박사모'가 주축이 된 박 후보 지지자들은 '명당'인 연단 맞은 편을 '점유'해 행사 분위기를 주도해 갔다. 반면 이 후보측 팬클럽인 'MB연대·명박사랑'은 행사장 곳곳에 흩어져 '단합'된 모습에서 박 후보측에 밀렸다.
이런 분위기는 행사의 본류인 4인 후보 연설 막바지까지 지속됐다. 홍준표 의원에 이어 연단에 오른 박 후보의 연설 차례에서 최고조에 달한 지지자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에 박 후보는 극도로 '고무'된 표정이었고 이 후보는 잔뜩 경직된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원희룡 의원에 이어 마지막으로 단상에 선 이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장내는 일순 이 후보 '판세'로 재편됐다. 제주 지역 맞춤 공약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온건'한 연설을 이어간 타 후보들과는 달리 이 후보가 미리 배포한 연설문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즉석 연설을 한 때문.
이 후보는 "(제주 지역에 대한) 상세한 공약은 말하지 않겠다. 공약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작심한 듯 강경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범여권의 검증 공세를 겨냥해 "한나라당 경선에 다른 당이, 국정원이 왜 끼어드나. 다 알듯이 이명박이가 후보가 안 되면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며 "당내 네거티브를 끝내고 국민과 당원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강연에서 반복해 온 내용이라 그다지 새삼스러울 것 없는 내용. 하지만 자신을 당 대선 후보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단합과 포용'을 강조하는 모습을 과시, 이 후보 지지자들의 열광적 응원을 견인해 냈다.
이 후보측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이 후보가 뜻밖에도 연설문과 다른 좌중을 압도하는 연설을 보여줬다"며 "첫 합동연설회라는 상징적 자리에서 분위기를 우리쪽으로 끌고 온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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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관계자도 "연설문 내용에 없는 얘기를 해 처음에 많이 놀랐다"며 "이 후보가 초반 행사장 분위기를 보고 마음을 먹고 분위기 반전을 유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제주도당의 한 관계자는 "승패를 명확히 구분하긴 어렵지만 이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연설을 잘 한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당 경선 선거인단 2000여명과 당원과 지지자 1000여명 등 모두 3000명이 참석해 본격 경선 레이스의 점화를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