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정권은 국민들 마음을 너무 몰랐지. 우리가 어디 '누가 더 잘 났네' 이런 소리 듣고 싶었나? 갈수록 살기 팍팍해지니까 누구한테든 '잘못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거고 '살기 어렵지요?'라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듣고 싶은 거지."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높은 사람들치고 '잘못했다'는 소리 하는 사람이 없더라. 수능오답 파문으로 난리가 나도, 바다에 기름이 떠다녀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고, '그래도 우리니까 이 정도 했다' 이런 소리나 하니 마음이 떠날 밖에."
연말연시, 송년회다 뭐다 해서 많은 술자리에 참석했다. 술자리마다 빠지지 않은 안주는 '10년만의 정권교체'였고 원인 분석은 이처럼 단순하고 명쾌했다.
노무현 정부는 '독선, 아집, 무능력'이란 단어로 규정됐다.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도 대부분 수긍하는 눈치였다. 혹자는 이처럼 차갑게 돌아선 민심에 대해 '현명하다'가 아닌 '무섭다'는 표현을 썼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역시 '낮은 자세'와 '섬김'을 강조하며 "지금이나 5년 뒤나 (자세는) 별로 안 바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대통령 됐다고 사람 변했더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나도 5년 후 돌아올 때 여러분이 상대 안 해주면 안 되지 않나. 격의 없는 이 모습 그대로 가겠다"며 초심 불변을 강조했다. 자기 최면으로도 읽힌다.
당선인 말처럼 5년은 짧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짧은 5년 동안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을 너무도 자주 목도해 왔다. 사상 첫 고졸 대통령, 서민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당당함'도 어느새 자기 방어에 급급한 모습으로 변해 있지 않은가.
변화는 세상의 이치니 잘못이라 할 수 없다. 다만 변하지 말아야 할 부분도 변하니 그것이 문제다. 이 당선인은 새해 첫날에도 'NO Holiday(무휴일)'로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열심히 일하는 것과 별개로 국민들은 그 초심이 어떻게 변할 지에도 관심을 둔다. 변치 말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