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봉하마을 입구에서 발 돌린 이유는

박근혜가 봉하마을 입구에서 발 돌린 이유는

이승제 기자, 김지민
2009.05.24 17:35

노사모 등 강력 저항 우려..서울 분향소에서 조문하기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4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식 분향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입구에서 조문을 접고 귀경했다. 이를 두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장례식장 관계자들의 항의 등을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봉하마을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현재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서울에 분향소가 마련되면 조문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탄 차량은 이날 오후 4시 50분께 봉하마을 입구 공단삼거리에서 차를 돌려 귀경했다.

이 의원은 이어 "박 전 대표는 돌아오는 길에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통화해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귀경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한나라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거친 항의와 조문 거절을 당한 상태에서 그대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하지만 굳이 조문을 위해 봉하마을 어귀까지 왔지만 막판에 마음을 바꾼 것은 신중한 태도가 아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사모 등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며 힘으로 조문을 접어야 할 경우 박 전 대표가 평소 쌓아온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박 전 대표는 4·29재보선에서 '박풍(朴風)'을 일으키며 위세를 떨쳤지만 최근 치러진 한나라당 18대 국회 2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이(친 이명박)계의 결집 속에서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

따라서 오는 10월재보선 등을 앞둔 가운데 조문을 강행,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경우 후폭풍이 생각보다 클 것으로 판단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분향소를 찾은 김형오 국회의장은 노사모 등이 힘을 앞세워 물리력으로 원천봉쇄하는 바람에 조문을 포기해야 했다.

김 의장 일행은 이날 오후 1시 45분께 봉하마을 회관 쪽으로 걸어오던 중 분향소 50m 전부터 노사모 등이 짜놓은 스크럼에 부딪혔다. 노사모 등은 물세례와 각종 욕설을 쏟아 부으며 김 의장 일행을 300m 가량 밀어냈다.

경찰은 이에 김 의장 일행을 황급히 인근 건물로 피신시켰지만 노사모 등은 건물을 에워쌌고 결국 김 의장 일행은 조문을 포기하고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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