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는 자칫 비정상적 '공룡도시'가 될 수도 있다."
여당 한 의원이 '소수의견'임을 전제로 귀띔해 준 말이다. 세종시는 당초 국토균형발전의 '시험사업'으로 추진됐다. 참여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가비전에 따라 전국에 걸쳐 국토균형개발 사업을 벌이기로 했고, 그 첫 삽이 바로 세종시 건설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9부2처2청' 이전의 비효율성, 자족기능 부족 등 문제점이 거론되며 기업 중심의 경제·과학도시로 수정과정을 거치고 있다.
세종시는 청와대·정부·여당을 한 축으로, 그리고 수정에 결사반대하는 야당 등을 다른 축으로 팽창일로를 걷고 있다. 여당 안에서 '원안 고수'를 주장하고 있는 친박계(친박근혜)도 '원안+알파'에 기운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한 여당 의원의 말처럼 '유일무이한 특혜도시'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그룹 본사 및 생산공장 이전(건설), 이전기업의 양도세 감면 등 각종 특혜 제공, 서울대 등 유수 대학의 일부 학과 이전, 외국기업 유치 등이 본격 거론되고 있다.
자족기능을 갖춰야 비로소 제대로 된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일부 부처를 옮기는 단순 작업으로는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는 여권 측의 주장도 일리 있다. 원안에 이미 자족기능 강화가 포함돼 있어 인위적인 수정을 가하려는 의도가 불순하다는 야당 측 반발도 무시하기 힘들다. 여당은 경제적 시각을, 야당은 정치적 신뢰를 앞세운다.
세종시는 여야간 첨예한 대립, 여당내 계파 갈등 속에서 각종 특혜를 집중적으로 받게 될 전망이다. 여권은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좌불안석이다. 자칫 '세종시 뇌관'이 터질 경우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이후 대선,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며 사활을 건 대회전에 나섰다. 야권은 야권대로 정국주도권의 고비라고 판단, 여권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정부는 세종시 건설 이후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세종시 건설이 곧 국토균형발전의 종착역이 될 수 없다. 시작일 뿐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세종시에 쏠릴수록 다른 (국토균형발전의 예비) 지역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세종시 이후'를 걱정하는 것이 국토균형발전의 진정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