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전국 확산 조짐 보이자 여야 지도부 대책마련 골몰

구제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겹쳤다.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다. 구제역은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다.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지만 국회는 손을 놨다.
경북 안동시의 돼지구제역 확진 판정은 지난달 29일 나왔다. 벌써 보름이 지났지만 여·야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떠들썩한 '예산 전쟁'과 그 후폭풍 수습에 집중했다.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은 국회에 발이 묶였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6일 한나라당사와 국회를 잇달아 방문했다. 유 장관은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주문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개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화답했다. 같은 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어려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예산안만 붙들고 있으면 공무원이 일손을 놓게 된다"고 우려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유 장관에게서 현황보고를 들은 뒤 "가축전염병예방법은 이번에 통과됐더라도 사태를 방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정부가 민생 문제를 소홀히 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등 1급 가축전염병 관련법 개정안은 10여 건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의 개정안이다. 김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개정안은 해외여행이 구제역의 발생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 착안했다.
가축전염병 발생국을 여행하고 입국한 농민이 방역 당국에 입국신고를 하지 않거나 소독·검사 조치를 거부해 가축전염병을 유발하면 농장을 폐쇄토록 했다. 최고 징역 1년에 처할 수도 있다.
보상금도 차등지급하고 배상 책임도 부과했다. 구제역을 옮겨온데 따른 책임을 물어 농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계획이다. 같은 당 임두성 의원은 2008년 8월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미리 소각·매몰시설을 설치하는 개정안을 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가축전염병으로 숨진 가축의 경우 사체·물건 매몰지역에 대한 사후환경영향평가 실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소독설비가 부실한 가축사육시설은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 의원은 사체 매몰지역의 사후관리기간도 설정하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