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재보선판, 고민많은 한나라

흔들리는 재보선판, 고민많은 한나라

천안(충남)=도병욱 기자
2011.09.02 11:56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10월 26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재보선 판세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변수에 유불리를 따지는 셈법이 무의미해졌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뒤 사퇴하면서 실시되는 선거다. 당사자인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질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후보 둘러싼 내홍은 여전=가장 골치 아픈 부분은 집안 문제다. 후보를 둘러싼 내홍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홍준표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는 우회적으로 나 최고위원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몽준 전 대표는 "홍 대표와 박 전 대표가 카르텔을 맺었냐"며 두 사람을 동시에 공격했다. 이어 "비겁하게 1대1로 하시라고 그래라"고 비판했다.

친이(친 이명박)계 의원 일부가 나 최고위원을 지지하고 있지만 친박(친 박근혜)계와 소장파들이 부정적이라 갈등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를 열면 나 최고위원을 두둔하는 이는 거의 없다"며 "당내 분위기가 나 최고위원을 밀어주자는 쪽은 아니다"고 전했다.

후보 선정 방식 논란까지 더해졌다. 지난 1일 저녁 서울시당 소속 의원들이 경선 방식으로 후보를 정하기로 결정했지만 당내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게 되면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친박계 의원은 2일 "외부인사 중 누가 경선에 참여하려 하겠냐"며 "문을 열 생각을 안 하고 문을 닫을 생각만 하고 있어 큰 일"이라고 지적했다. "후보군(나 최고위원)이 있는 자리에서 후보 선정 방식을 논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서울시당 의원들이 모여 있는 회의장을 떠난 의원도 있다.

◇안철수 변수 득일까 실일까=한나라당에 고민꺼리가 하나 더 생겼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

한나라당 내 분위기는 야권 후보가 많아지는 것이라 불리할 게 없다는 쪽이지만, 안 원장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철수 나오면 조금 있다가 영희 나오겠네"라고 운을 뗀 뒤 "여당 입장에서 다자간 구도가 되면 나쁠 게 없다"고 평가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정치는 사회과학"이라며 "그분이 정치를 하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하는데 특히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당직자는 "공천심사위원들 사이에서 '한나라당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만약 안 원장과 박원순 변호사가 단일화한다면 한나라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지원할까=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여부는 선거 때마다 떠오르는 관심거리다. 당 입장에서는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며 폭넓은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선거를 지원하기를 바라지만, 박 전 대표의 입장은 또 다르다.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섰음에도 결과가 나쁘다면 박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이미지에도 타격이 생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번 선거는 홍 대표 책임 하에 치러져야 하지 않겠냐"며 "박 전 대표가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선거 지원유세에 나설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이야기에 앞서 (무상급식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정리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후보가 결정되면 그 후보가 무상급식에 대해 가지는 입장을 들은 뒤 지원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이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선거 지원에 대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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