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복귀 방안 유력..경호처장 사의, 국정운영 부담 불가피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내곡동 사저 계획이 백지화되고 현 논현동 사저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본의 아니게 사저문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돼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 한다"면서 "대통령실장을 중심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전면 재검토해 결론을 내려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사실상 '내곡동 사저 방안' 백지화를 의미한다. 사저 부지 선정을 주도한 김인종 대통령실 경호처장도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시했다. 이 대통령의 수용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로써 내곡동 파문은 지난 8일 아들 이시형씨 명의로 부지를 매입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9일 만에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처럼 신속한 결정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어려울 것으로 봤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선전하고 있어 청와대가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저 논란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 대선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당청 관계 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됐다.
'내곡동 백지화'로 이 대통령의 퇴임 후 거주지는 논현동 복귀가 유력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이 대통령과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곡동 사저는 백지화하기로 했고, 대통령께서는 '새로운 사저를 선택하기보다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홍 대표로의 건의에 대통령께서는 '논현동 복귀를 포함해 전면 재검토 하라고 지시했다'고 답했다"면서 "논현동 복귀가 유력하지만 아직 결론이 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논현동으로 복귀하거나 제3의 땅으로 가기위해서는 이미 매입이 끝난 내곡동 부지를 되팔아야 하는 등 실무적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로선 제3자에게 매각하고 이익이 남을 경우 국가에 귀속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백지화 결정에도 불구하고 사저 문제는 당분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부지 선정 결정에 대한 책임 소재가 여전히 남는 데다, 야당이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내일까지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 규명 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검찰 고발, 수사 의뢰 등의 법적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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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앞서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강남구 논현동 자택이 아닌 서초구 내곡동에 마련키로 하고 아들 시형씨와 대통령실 명의로 지난 5월 사저 및 경호시설 부지를 매입했다. 내곡동 사저의 총 규모는 이 대통령 내외가 거주할 사저용 부지가 140평, 경호관들이 활용할 경호시설용 부지는 648평으로 모두 9필지 788평이다.
그동안 내곡동 사저 부지와 관련해 △사저 규모 △아들 명의로 땅을 구입한 이유 △불법적인 명의신탁 여부 △토지 취득 및 대출 과정에서의 증여 의혹 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