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한마디에 5개부처 브리핑…'소통령' 실감

박원순 한마디에 5개부처 브리핑…'소통령' 실감

양영권 기자
2011.11.08 11:33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등 정부 5개 부처 차관보급 인사가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는다.

이날 브리핑은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외교부와 행안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데 따른 정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서둘러 마련됐다. 박 시장은 의견서에서 투자자·국가제소제도(ISD)조항 재검토와 서울시 자동차세 세수감소에 따른 중앙정부 세수보전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그동안 한·미 FTA 쟁점과 관련해 부처간 대책회의나 부처별 간담회가 열린 적은 있어도 부처간 합동 브리핑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小)통령'이라고도 불리는 서울시장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제공=뉴스1)
(제공=뉴스1)

정치권에서도 박 시장의 의견서 제출이 화제가 됐다. 야당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시장을 잘 뽑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미 FTA가 서울시 조례와 서울시 재정의 부담 줄 수 있는데, 왜 서울시를 대책에 참여시키지 않느냐고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서울시장의) 책무"라며 "정부는 박 시장의 요구대로 범정부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시장이 한·미 FTA가 되면 자동차세 세율구간 축소와 세율 인하로 지방세수가 감소해 보전대책이 필요하다 했다"며 "그런데 박 시장이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한나라당은 재정부와 행안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자동차세 세율구간 축소와 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세 세수 감소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 재정으로 전액 보전 해주기로 했다는 말씀 드린다"고 설명했다.

야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통합' 논의에서도 박 시장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만 해도 한·미 FTA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의견서 제출로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반(反) 한·미 FTA'로 통합 대상을 묶는 게 가능해졌다.

민주당은 이미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과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막기 위해 원내에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또 통합 추진 단체인 '혁신과통합' 측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태에서 비준하는 것은 반대"라며 같은 입장에 섰다. 여기에 박 시장까지 가세한 것이다.

야권은 특히 민주당 등 기존 정당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제3세력을 잇는 가교 역할을 박 시장에게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박 시장 본인이 야권 통합에 적극적이다. 박 시장은 현재 혁신과통합의 추진위원을 맡고 있으며 지난달 30일 문 이사장 등 혁신과통합 인사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는 "국민의 변화 요구를 받아낸, 혁신적이고 통합을 이룬 정당이 만들어진다면 이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통합과 혁신의 길에 기여할 바가 있으면 기여할 것"이라며 "통합정당이 만들어지면 함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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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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