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1500억 상당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참여 시점이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 올랐다. 이미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 오른 안 원장의 재산 기부는 내년대선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상황이라 안 원장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정치권의 문을 두드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안 원장은 15일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으로 출근, 기다리던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재산 기부 행위에 대해 "그동안 말로 하던 사회적 책임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며 "오랜 동안 생각했던 것을 행동에 옮긴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에 뜻이 없다거나,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고 기자들의 질문에도 응하지 않았다. 정치적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안 원장은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 검토 및 박원순 후보에게의 양보, 박원순 후보 공개지지 등 사실상의 정치적 행보를 보여왔다. 이런 안 원장이 이번 재산 사회환원이후 언제 정치권에 본격 등장할 것인지에 대해선 일단 내년 4월 총선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안 원장이 총선에 따른 위험부담을 감수할 리 없고 바로 대선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총선 이후에는 대선을 8개월 남짓 남겨두게 된다. 이런 예상은 안 원장이 현재 추진중인 야권통합의 향배가 어찌되든 여기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야권 통합 양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총선 이후 안 원장은 통합 야당에 들어갈 수도 있고 독자적으로 제3당을 창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윤희웅 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 원장 개인으로 봐선 안전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내년 총선 이후 통합된 야권에 올라타는 게 제일 안전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리 등판할 경우 정치권의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등판 시기를 늦추는 게 안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실장은 그러나 "주변에선 총선 전 정당을 만들어 참여하자는 목소리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당창당의 양상이 나타날 경우엔 안 원장의 총선 전 정치권 등장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즉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잘 아는 안 원장은 정치권의 '러브콜’을 무시한 채 독자적인 행보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윤 실장은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열망에 따라 통합정당 참여 등 기존의 정치권에 관심을 두지 않고 독자적인 정치 스타일을 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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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원장의 본격적인 정치적 발언의 시기를 총선 전인 내년 2~3월로 예상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시각은 이른바 '안철수 신당' 가능성을 크게 보는데서 비롯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금 분위기상 '안철수 신당'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며 "안 원장 주변에 정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안 원장이 내년 2~3월부터 본격적인 정치적 발언을 시작하면서 총선에 영향을 미치고 나중에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은 내년 6월 정도 돼서 밝히는 스케줄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 역시 "안 원장이 정치를 한다면 총선 전 '세(勢)'를 결집해 '독자세력화' 하는 형식으로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과 같은 비정치적 방식으로 자신의 영향력은 높이되 당장 현실 정치에서의 실질적인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참여 형식도 야권통합 정당보다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등 전혀 새로운 형식의 정당을 만들어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