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여파가 민주통합당에 미쳤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 후보가 지역위원장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장 경선 진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민주통합당은 9일 오후 5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일부에서 제기된 전당대회 돈봉투 거래 의혹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돈봉투 제공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 언론사는 이날 민주통합당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후보가 영남권 지역위원장들을 상대로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영남권의 한 지역위원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8일 민주당 임시 전당대회 때 후보 측이 50만원이 든 돈봉투를 줬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의 돈봉투 사건이 알려지자 "정권몰락의 신호탄이 여기저기서 터져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런데 당내에서 돈봉투 의혹이 불거지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설'로만 떠돌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돈봉투 거래 의 신빙성을 높게 봤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조직 관리를 하려면 돈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며 "당원 장악력이나 대의원 장악력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많이 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지난 예비경선 당시 특정후보가 몇억을 썼다, 중앙위원들에게 몇백만원씩 돌렸다는 얘기가 떠돌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에서 돈봉투 의혹을 제기한 고승덕 의원도 "돈봉투는 여야 가릴 것 없이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라며 "어느 당이 어느 당을 비난하기 전에 나쁜 관행을 깨끗하게 털어놓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전당대회 주자 가운데서도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정치에 투신한 시민사회 출신보다는 꾸준히 지역위원회 관리를 해 왔던 민주당 출신 후보들의 이미지에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각 캠프별 대응 방식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시민사회 출신의 이학영 후보는 이날 당내 '돈봉투' 의혹에 대해 "시급히 최고위원회를 열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며 "사실로 확인되면 당은 해당 후보를 즉시 제명하고 법적으로 고발조치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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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 출신의 김부겸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현해 "정치권에 처음 들어왔던 1990년대만 해도 유권자 숫자가 제한되고 그럴 때는 선배들이 모아서 밥도 사고 가끔씩 인사차 봉투도 돌린다는 얘기는 들었다"면서도 "그 뒤로는 저는 경험하거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