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 테마주 정보 22개 증권사에 판매.."테마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증권사들이 정치테마를 이용해 투기거래를 조장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사들이 중계수수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 테마주 관련 정보로 매매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이 홈트레이딩 시스템(HTS)등을 통해 분류해 놓은 '테마'는 최대 250개에 달한다. 증권사들이 고객들에 제공하는 '테마주' 정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국내에서는 투자정보 사이트인 인포스탁이 증권사에 테마리스트를 작성해 판매하고 있다. 사실상 이 회사 한 곳이 국내 증권사에 배포되는 테마주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포스탁은 테마리스트 뿐 아니라 시황속보, 종목의 실적이나 주가 관련 증권사 평가·전망 평균치(컨센서스) 등을 패키지로 묶어 22개 증권사에 판매한다. 증권사는 이 자료를 연간 3000만~6000만원에 구매한다.
모든 증권사가 테마주 정보를 인포스탁으로부터 사는 것은 아니다. 대우증권이나 대신증권 등은 사내 리서치센터나 리테일 투자분석부 등에서 테마주 리스트를 직접 만든다. 그렇지만 삼성증권, 동양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등도 인포스탁 테마주 리스트를 그대로 받아보고 있다.
12일 기준 인포스탁이 분류한 테마리스트는 249개에 이른다. 여기에는 '건강식품' '공작기계' 등 상장사가 주로 영위하는 사업관련 테마명을 비롯해 '구제역·광우병 수혜'테마나 '태풍 및 장마'테마처럼 천재지변이 발생할 때 매출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묶은 테마, '그린홈' '세종시' '태양광' '풍력' 등 산업육성 정책과 연동된 기업을 묶은 테마명들이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정치테마주의 경우도 인포스탁이 묶어 각 증권사에 제공해 왔다.
이를테면 대통령선거(인맥)에 분류된 종목은 안철수연구소, 코엔텍, 한세예스24홀딩스 등을 비롯해 iMBC, 동양물산, 동부티에스, 현대통신, 한세실업, 엠텍비전, 대유에이텍, 넥스트칩, EG, 예스24 등 13개 종목이 있다.
대통령선거(정책)에 분류된 종목은 윌비스, 능률교육,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누리플랜, 시공테크, 솔고바이오, 세운메디칼, 에스코넥, 메디포스트, 인큐브테크, 네오팜, 대한과학,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등 15개 종목이 등록돼 있다.
현재 '대통령선거(인맥)', '대통령선거(정책)' 등 2개 테마는 테마리스트에서 사라진 상태다. 권용호 대표는 "최근 정치테마주 주가급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이 테마주리스트에서 2개 테마를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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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평창동계올림픽', '한국형 우주발사체' 등 국내에서 이슈가 됐던 사안을 테마로 삼거나 '이라크 바지안 광구 컨소시엄', '원자력발전' 등 대규모 해외수주 건 등을 테마명으로 삼았다.
각종 테마가 난립해 주가가 널뛰기 한다는 지적에 권용호 인포스탁 대표는 "테마를 우리가 만드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이미 만들어진 테마를 정리할 뿐"이라며 "증권가 보고서나 회사에서 나오는 보도자료 등을 분석해서 정보검증 과정을 거친 후 증권사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테마는 회사의 성장 컨셉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지 시세조종 등 소위 '작전'과 같은 뜻으로 매도돼서는 안된다"며 "테마가 잘못됐다기 보단 테마를 작전에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회사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과는 달리 직접 회사 탐방을 가지 않는다. 회사와의 접촉도 기업 투자관계(IR) 담당 직원과 통화하거나 정기보고서를 살피는 데 그친다.
나름의 검증을 거친다지만 허점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부산산업의 경우 '해저터널' 테마로 분류돼 있지만 회사 측은 "해저터널과 관련한 사업을 실시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수차 밝힌 바 있다. '줄기세포' 테마에 묶여 있는 젬백스, 폴리플러스 등 종목들도 바이오 관련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라는 점이 지적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