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진동영 기자=

19대 총선에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강남벨트', 그 중에서도 강남을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여야의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이 지역 구도가 이념의 양극단에 선 후보들 간의 이념 대결 양상을 띨 조짐이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뉴라이트 인사인 이영조 전 과거사정리위원장을 지난 9일 단수공천한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 12일 경선을 통해 정동영 상임고문을 공천자로 확정했다.
이 전 위원장은 공천이 확정된 직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재임 때인 지난 2010년 국제학술회의 발제를 통해 제주 4·3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communist-led rebellion)'으로, 5·18광주 민주화 운동을 '광주에서 발생한 'a popular revolt(민중 반란, 봉기, 저항)'라고 표현한 것이 알려지며 진보진영의 공분을 샀다.
반면 정 고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진중공업 사태,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 각종 현안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진보적 색깔을 선명하게 강조해 나가는 중이다.
새누리당 텃밭인 강남에서의 싸움이지만 현재까지는 정 고문이 순풍을 타고 순항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당초 전략공천 논란 속에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한 여성 비례대표 초선 의원인 전현희 의원과 불편한 관계를 보여 왔지만 경선을 수용하고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전 의원은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정 고문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나서기로 했다.
정 고문은 이번 주말 통합진보당 신언직 정책위의장과의 후보단일화 경선에 나서지만 별 무리없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 고문과 신 의장은 선거에 앞서 서로 선거에 협력하기로 하고 승자 측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강남을에서 '작은 대통합'을 이룬 뒤 정 고문은 이 전 위원장과 본격적인 대결구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당초 한미FTA와 반 MB 노선을 중심으로 선거전략을 짤 계획이었지만 이 전 위원장의 출마로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판을 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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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위원장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허남영 전 코레일 사장 등 이 지역을 노리던 유력 인사들을 제치고 '깜짝 공천'되며 기세를 올렸지만 곧바로 과거 설화가 다시 점화되며 곤경에 처했다.
각지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들고 일어나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취소를 촉구하며 낙선운동까지 벌일 수 있다고 압박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도 여론이 악화될 조짐이 보이자 당 안팎에서 공천을 재검토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도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자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그는 13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popular revolt'라는 표현은 '민중항쟁'을 영어로 옮길 때 가장 적합한 말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반란(communist-led rebellion)'이라는 표현도 '공산주의자가 주도했다'고 했지 그 사람들(희생된 제주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 기반을 등에 업고 있는 이 전 위원장이 정 고문을 근소하게 앞서 있는 형국이다. 12일 국민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위원장은 41.3%의 지지율로 35.3%를 얻은 정 고문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 조사는 지난 9~10일 국민일보가 GH코리아에 의뢰해 강남 지역 유권자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RDD(임의번호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본선이 시작되기 전부터시끄러웠던 강남을은향후에도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보여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듯 하다.
◇서울 강남을 예비후보 등록 현황(공천 결과 반영)
▲이영조(새누리당), 56, 하버드대학교 정치학 박사, (전)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현)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정동영(민주통합당), 59, 웨일즈대학교 교육학 석사,(전)대통합민주신당 제17대 대통령 후보,(전) 통일부장관 및 NSC상임위원장
▲신언직(통합진보당), 48,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졸업,(전)단병호 국회의원 보좌관·(현)통합진보당 정책위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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