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권주자 '가족'을 구하려면…

[기자수첩]대권주자 '가족'을 구하려면…

변휘 기자
2012.07.22 17:54

대통령의 곁은 누구나 탐낼만한 자리다. 특히 그의 혈육인 가족들은 늘 대통령 못지않은 '힘'을 누려 왔다. 헌법은 대통령의 가족에게 어떤 지위도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권력은 늘 가족들의 주변을 맴돌았고, 때로는 그들을 세차게 흔들어 떨어뜨렸다.

그래서일까. 다음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의 가족들에게서는 유독 "반대"의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과거 어떤 대통령의 가족들에게서도 듣지 못했던 생소한 말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책 '생각'을 집필한 제정임 세명대 교수에 따르면, 안 원장의 가족들은 "대선출마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안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딸은 좀 더 분명하게 말했다. 지난달 17일 출마선언식에 참석해 달라는 요구에 그는 "아버지의 출마를 개인적으로 반대하며, 내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은 더더욱 싫다. 아버지가 절대 자신을 위해 나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건 아버지의 일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들의 반대에 담긴 공통적인 감성은 '두려움'이다. 대통령의 가족이란 건 스스로의 의사와 관계없이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평범한 삶을 살 수 없게 된다는 숙명 때문이다. 실제로 권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별 볼일 없는 촌로'라고 불렀던 노건평씨 조차 가만히 두지 않았다. '힘'의 발끝이라도 만져 보려는 권력의 근원적 속성 탓에 가족들은 자신의 결의만으로는 비극적 운명을 벗어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러한 때 대선 후보들이 먼저 자신들의 가족을 구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행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 후보는 "대통령 주변 비리를 막기 위해 (비리 여부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자신과 주변의 모든 것을 투명한 국민의 감시대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대통령 후보 및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의 재산변동 공개 의무화를 주장했다.

이들의 요구는 자신과 가족들을 살리기 위한 길이다. 대통령의 가족이 '대통령의'라는 수식어를 떼고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다. 5년마다 반복되는 '친인척비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여·야를 막론한 모든 대선주자들이 공감해야 할 첫 번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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