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은행·산업 분리만으론 취지 미흡" 순환출자 규제보다 더 큰 논란 예상

"금산분리라고 하지만 지금까지는 은행산업분리만을 다뤄왔다. 앞으로 카드산업분리, 증권산업분리, 보험산업분리 등 진정한 의미의 금산분리가 이슈화될 것이다. 금산분리가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보다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이 순환출자금지 법안에 이어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보험·증권 산업을 포괄하는 금산분리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의미하는 금산분리를 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으로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은산분리(은행)만으로는 금산분리의 입법 취지를 달성하는데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며 "단순히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 한도를 9%에서 4%로 낮추는 것만 갖고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이 계열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쓰는 것을 막기 위해 금산분리를 도입했지만 은행에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제약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삼성, 현대차, SK, 한화 등 상당수 대기업이 보험, 카드사 등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다. 따라서 금산분리가 확대 적용될 경우 재계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는 "아직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은산분리만 갖고는 안 된다. 카산분리, 보산분리, 증산분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사람이 상당수"라고 밝혔다. 이는 실천 모임의 순환출자금지에 이은 다음 타깃이 사실상 금산분리가 될 것이란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인 이 최고위원은 경제민주화 1호(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 처벌 강화), 2호(일감몰아주기 근절), 3호(순환출자금지)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을 남경필 의원과 함께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다음은 이혜훈 최고위원과의 인터뷰 전문.
-2010년 완화됐던 금산분리도 다시 되돌리겠다는 건가.
▶그 정도의 공감대는 갖고 있다. 지금 금산분리라는 이름으로 은산분리(은행) 만을 하고 있다. 이제 진정한 의미의 금산분리를 할 것인가가 이슈화 될 것이다. 카산분리(카드), 증산분리(증권), 보산분리(증권) 등이다. 이는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보다 더 큰 논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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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 한도를 단순히 9%에서 4%로 다시 낮추는 것 이상의 것을 준비하는 건가.
▶논의 중이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시작 하지는 않았다. 개인적 견해로는 은산분리 만으로는 입법 취지를 달성하는데 미흡하다. 아직 어디까지 확대해야 할지 공개적으로 얘기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 그리고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에서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정적으로 제 입장 얘기할 때도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지분율을 되돌리는 것만 갖고는 미흡하다고 본다.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아직 공식 테이블에 올려놓고 얘기한 적은 없다. 간헐적으로 얘기한 것 밖에 없다. 하지만 '은산분리만 갖고는 안 된다. 카산분리, 보산분리, 증산분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한 입장은 뭔가.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폐지하자는 사람이 더 다수다. 공정위가 제 기능을 못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가 재계에 압도당해서 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공정위가 고발을 안 해버리면 부당행위가 면죄부를 받아버리는 문제 등 다들 이를 어떻게 푸느냐 고민하고 있다. 고발권을 폐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는 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검찰은 믿을 수 있느냐는 사람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 시어머니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업 부담 커지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전속고발권을 폐지하자는 사람이 더 많다. 대신 공정위한테는 역량과 권한을 강화해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전속 고발권이 폐지하면 검찰 등 제2 기관과 경쟁해야 한다. 공정위는 수사권이 없다. 그래서 권한과 역량을 강화돼야 한다. 관련 내용이 2호 법안에 좀 들어가 있다. 공정위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특별한 제한을 명시적으로 두지 않았다. 공정위 권한이 강화된 부분이다.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의지는 어느 정도인가.
▶새누리당이라는 엄청난 당에 경제민주화 얘기가 화두가 됐고 심지어 입에 올리지 못하며 터부시 돼 있던 신규순환출자 금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할 수 있게 된 건 전적으로 박 후보의 역할이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나.
▶사실 우리는 이것보다 좀 더 많은 것을 원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10명이 모여서 비판의 목소리, 견제의 목소리를 내는 걸로 만족하자고 목표를 잡고 시작했다. 하지만 속으로 원하긴 더 원했었다. 지금은 견제 목소리 넘어서 주도하고 있는 것 같다.

-재계에서 대선 후보들이 복지만 얘기하지 성장은 얘기하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7·4·7 정책해서 뭐가 됐나. 이는 7·4·7 정책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다. 너무 성장 일변도로 갔고, 사실 제대로 된 성장도 되지 않았다. 지금 보면 보일러가 고장 나 불을 때면 아랫목은 타고 윗목은 냉골이다. 여기서 성장이 중요하다고 불만 때면 문제가 해결되나. 보일러 공사부터 해야 전체 온기가 제대로 도는 성장이 된다. 보일러 공사 안하고 불만 때는 것은 지금 의미가 없다.
-경제민주화가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얘기인가.
▶경제민주화나 성장이냐 택일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서로 보완적인 관계다. 지금 안하면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균형된 성장이 되지 않는다. 성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없이 성장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의 목표가 성장이다. 지금은 지표상 성장은 되지만 성장 과실이 경제 전체에 퍼져 내수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져 있다. 가계나 근로자, 소상공인 등의 구매력이 높아져 내수가 활성화되게 하는 것이 좀 더 균형적 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국민들 앞에서 재계와 끝장토론을 해보는 건 어떤가.
▶좋은 아이디어다. 한번 전경련에서 사람이 온다고 했는데 성사되지 않았다. 회의할 때 극우에서 극좌까지 모두 참여한다. 공정위, 입법조사처, 김앤장, 경실련 등에서도 온다. 한번은 다양한 주제를 갖고 논의했는데 한 30분 지나니 순환출자로 화제가 모아지더라. 그만큼 순환출자가 민감한 이슈였다.
-재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속가능한 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재벌개혁에 동참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재계를 죽이자고 경제민주화를 하는 게 아니다. 새누리당은 재벌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불법 부당한 부분을 잘라 주겠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재벌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계속 1%대 99%의 대결과 같은 구도로 간다면 재벌의 구조는 지속할 수 없다. 체제 자체가 흔들린다. 그런 사태가 오지 않도록 하는 게 불법 부당한 거 잘라서 가도록 해 주겠다는 것이다. 재계가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주려는 것이다. 재계가 주도적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야 한다. 위헌 이런 목소리는 먹히지도 않는다. 악수(惡手) 중 악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