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재계, 가공의결권 제한 반대 명분 없다"

이혜훈 "재계, 가공의결권 제한 반대 명분 없다"

김익태,김경환 기자
2012.08.08 11:0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인터뷰-1]"3호 법안, 지분매각 강제하지 않아…무난히 통과될 것"

"순환출자가 문제가 되는 재벌 자체가 몇 개가 안 된다. SK나 LG처럼 지주회사 체제로 간 경우도 있고, 순환출자가 형성이 돼 있지 않은 재벌도 있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다 하더라도 지배구조에 문제가 발생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을 제한하더라도 (경영권에) 변화가 발생하는 기업은 우리나라에서 한군데 정도 외엔 없을 것이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이 경제민주화 3호 법안으로 발의한 순환출자금지 법안은 기존 순환출자구조는 건드리지 않되 순환출자구조로 인해 지배력을 과도하게 갖는 부분을 해소하자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재계가 걱정하는 지분 강제 매각은 하지 않는다"며 "순환출자 구조로 대규모 투자 자금을 편하게 조달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은 살리되 과도한 의결권으로 인한 지배력 행사는 막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다고 대부분 기업들에 문제될 게 없다. 법안을 추진할 때 우리도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진행한다. 하루아침에 '천지개벽' 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배구조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는 접근법을 취한다. 경영권 방어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순환출자금지 법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찬성할 것이고 새누리당에서도 30~40표 이상은 충분히 얻을 수 있다"며 "이미 모임에서 23표를 확보했고 모임 밖에서도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법안의 당 대선공약 채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후 대선 캠프 공약으로 채택하면 환영이지만, 성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굳이 목을 맬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의 순환출자 규제 방안과 차이점에 대해서는 "민주당처럼 기존 순환출자 지분을 3~5년 내 매각하라고 강제하면 투기자본으로의 헐값 매각, 경영권 방어 등을 들어 재계가 반대하기 쉬워진다"며 "국민들도 삼성이 쪼개지고 경제가 어려워진다는데 겁이 난다. 재계는 민주당 안은 좌초시킬 논리도, 자신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제시한 안에는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혜훈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크다.

▶재계가 논의의 싹을 자르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국민들이 80% 넘게 경제민주화를 찬성하고,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격다짐 식으로 논의 싹을 자른다면 재벌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생길 것이다. 재계가 싹을 자르려고 하기보다 필요한 부분은 맞다고 인정하고 같이 고쳐보자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오히려 '이건 너무 과하다', '이건 필요하고 할 수 있다' 등 선별적으로 나오는 게 좋다.

무조건 전부 다 안 된다고 하면 국민들은 설득력 있게 듣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인 '특정경제가중처벌법 개정안'의 경우 인정해야 한다. 그동안 대기업 총수들에게 한결같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란 판정이 내려졌던 것에 대해 본인들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재계가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은 수긍한다. 이런 부분은 곤란하다'고 말하면 국민들도 설득력 있게 듣는다.

-경제민주화 1호(대기업 총수 등 경제사범 처벌 강화), 2호 법안(일감몰아주기 근절)에 비해 3호 법안인 순환출자와 관련해선 논란이 큰 것 같다.

▶3호 법안이 좀 더 논란이 있다. 그래도 23명이 사인했다. 원래 모임자체가 30명이 좀 넘는다. 그 정도면 다수의 공감대가 있는 법안이다. 모임의 이름으로 발의해도 문제가 없다. 반도 안 되는 사람이 찬성하는데 모임 이름으로 하는 것은 그렇지 않나.

-원래 3호 법안으로 집단소송제 도입과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한 것 아니었나.

▶순환출자가 예상보다 빨리 이슈가 됐다. 아마 박근혜 후보가 출정식에서 얘기하면서 더 이슈화 된 것 같다. 다들 관심 있고 언론도 입장이 뭐냐 자꾸 물어보니까 빨리하자 이렇게 됐다.

-집단 소송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서 이견이 없나.

▶이견이 없다. 당의 총선 공약이었으니까.

-순환출자와 관련된 3호 법안을 놓고 재계에선 경영권 방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순환출자가 문제가 되는 재벌 자체가 몇 개 안 된다. SK나 LG처럼 지주회사로 가버린 경우도 있고, 순환출자 자체가 있지 않는 재벌도 있다. 순환출자가 있다 하더라도 고리를 하나 끊는다고 해서 전체 지배구조 문제 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어떤 기업에도 영향이 없다. 기존 순환출자 부분의 의결권 제한이 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변화가 오는 게 한 군데 정도다.

우리도 다 조사해보고 한다. 우리가 내는 법안이 지각변동 일으키는 것이면 신중하고 조심해서 한다. 영향을 분석해보고 단계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쪽으로 간다. 그래도 보수정당에 몸을 담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천지를 흔들어 놓는 그런 법을 만들지는 않는다. 단계적 변화로 결국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소유 구조나 지배구조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는 접근법을 취한다. 기업들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 영향이 있다고 하는 분들 만나보면 그렇게 밖에 말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재계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민주통합당이 얘기하는 것처럼 기존 순환출자 구조를 3년이나 5년 안에 해소하라 하면 지분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한다. 그런데 우리 안은 지분을 매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용이 적용이 안 된다. 비용을 추산하는 자체가 민주당 안에 적용되지만 이 안에는 적용 안 된다.

-가공의결권 행사 제한하자는 건 사실상 기존 순환출자까지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지배력을 과도하게 갖는 부분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재계가 걱정하는 부분인 강제 지분 매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기에 순환 출자 하게 되는 이유는 2가지다. 한 가지는 가공 의결권 가지려는 잘못된 의도다. 두 번째는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순환출자를 하면 편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이런 긍정적인 면까지 다 없애기는 부담스럽다. 지분 매각하라고 강제하면 이 부분이 다 날아간다. 긍정적인 부분은 살려주면서 본인 갖고 있지 않는 과도한 지분이나 과도한 지배력 행사는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어디서 끊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마지막에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는 부분을 끊어야 한다. 병렬로 내려오는 구조는 문제 삼지 않는다. 마지막 고리가 순환출자를 형성하는 핵심이다. 마지막 고리 형성하는 그 투자가 순환출자 형성한 것이니 그 부분만 의결권 행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만 언급했고, 가공의결권 행사 제한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안이 대선 공약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나.

▶가능성을 닫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될 것이라고 얘기할 단계도 아니다. 캠프가 공약을 만들어 발표하는 단계에 이를 어떻게 수용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캠프의 공약이 되면 환영하겠지만 굳이 공약이 안 되도 새누리당의 개혁적 의원들이 주도해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의미 있다. 성사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굳이 캠프 공약으로 만들겠다는 강박 관념은 없다.

-당내 이견이 있는 만큼 발의만 됐지 최종적으로 통과가 안 될 수도 있다. 이견이 크지 않나.

▶우리는 통과가 될 것으로 본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찬성할 것이고, 새누리당 안에서도 30~40표 이상은 온다. 모임 안에서 이미 23표다. 모임 밖에도 사람들이 많다. 충분히 통과될 수 있다. 개혁적 사람들이 주도해 추진하는 것이 의미 있고, 성사 가능성도 있다. 캠프 공약으로 채택하면 환영 이지만 굳이 목을 맬 필요는 없다고 본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순환출자 규제와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가.

▶민주당 안대로 하면 재계가 투기 자본 손에 넘어간다고 울고불고 난리칠거다. 헐값에 팔린다고 난리 나고 경영권 방어 문제도 들고 나온다. 재계가 덫을 놓기 쉽다. 민주당 안은 재계가 쉽게 좌초시킬 수 있다. 삼성을 쪼개 나라가 망한다는데 국민들도 겁이 난다. 재계는 민주당 안은 코 방귀도 안뀌는 게 좌초 시킬 논리도 있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안은 반대할 명분이 없다. 팔라는 게 아니라 갖고 있는 지분만큼 지배력만 행사하라는 것이니까. 지분도 없으면서 지배력 행사 하는 것에 대해 왜 반대하면서 버티냐고 하면 재계도 명분이 없다.

이 법안은 민주당에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 안에도 개혁적 사람이 있다. 보통 경제통들은 대부분 보수적 사람이다. 경제통 안에 개혁적 사람은 한 둘 밖에 없다. 나머지 다른 의원들은 개혁적 사람이 있다. 표는 상당히 올 걸로 본다. 19대 국회만큼 순환출자 규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국회가 있었나 싶다.

-출자총액제한도 준비하고 있나.

▶출총제는 관심이 없다. 출총제는 재벌 개혁의 상징처럼 일컬어지지만 실효성이 없다. 재벌이 생색을 무지하게 내게 하면서 할 것을 다했다는 면죄부 줄까 봐 실천 모임에서 관심이 없는 것이다. 출총제는 굳이 하자고 나설 필요가 없다. 부활한다고 해서 반대할 것도 없지만 실효성이 없다. 재벌은 생색을 내면서 출총제 때문에 투자 안 된다고 이유를 댈 수 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순환출자 규제와 금산분리 강화 정도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하고 1년 전하고 비교해보자. 작년에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다는 것을 새누리당에서 상상도 못하던 발상이다. 신규순환출자 금지는 이번 총선 시즌에도 터부시 되던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