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은영 기자 =
경제민주화·정치쇄신 등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주요 대선 공약 발표가 늦어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후보는 문재인·안철수 후보 등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후보로 확정돼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야권의 두 후보가 경제 관련 공약과 정치혁신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박 후보는 공약의 최종 확정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박 후보는 주택 관련 공약에 이어 일자리 공약인 '창조경제론' 등을 발표한 이후 택시·경찰 등 '원포인트 공약'만 발표했을 뿐 대형 공약 발표 없이 현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지난 26일 환경 에너지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환경 분야 공약의 공식 발표를 미루기도 했다. 문·안 두 후보 측이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까지 공약으로 제시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지난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대선 예비후보 10대 공약 및 주요 의제'에서 박 후보의 공약은 야권 후보들에 비해 '추상적이고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일단 박 후보의 대선 공약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의 17개 분야별 공약추진단은 지난 26일 잠정적인 공약을 확정해 박 후보에게 보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행복추진위원장인 김종인 위원장과 박 후보의 최종 결단만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본인이 장악해야 하는 까다로운 김 위원장의 스타일 때문에 공약 발표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국민행복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공약을 만들어서 보고를 하면 김 위원장이 검토 후 다시 돌려보내고 또 다시 수정해서 안을 올리는 과정을 반복했다"며 "김 위원장이 예산이 많이 들어가면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도 행복추진위에서 정책 확정이 늦어지는 데 대해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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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평소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겠다'는 박 후보의 신중함도 공약 발표가 늦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약 발표가 안돼 답답할 수도 있지만 야당의 후보들처럼 현실성 없는 공약을 내는 것보단 낫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후보가 당초 기선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정치쇄신 관련 공약도 종합 발표가 늦어지면서 야권에 이슈를 빼앗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쇄신특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미 안은 다 만들어서 올렸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가 원래 좀 결정이 느리지 않느냐"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29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쇄신특위도 당과 박 후보에게 강력한 정치쇄신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박 후보에게 25일 건의를 드렸다"고 공개한 것도 박 후보의 빠른 판단을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를 두고서는 최근까지도 당내 이견이 표출되면서 '아직도 당내 이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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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위원장은 이한구 원내대표와 경제민주화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최근 경기 부양책 추진을 놓고는 행복추진위 산하 힘찬경제추진단장인 김광두 교수와도 이견을 보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당내 경제민주화 논의를 주도해 온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제안한 법안을 토대로 마무리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은 11월 중순 이전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 비서실에서 정책메시지를 담당하고 있는 안종범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정책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행복추진위 추진단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안이 다 모아지면 계속적으로 빠른 속도로 다양하게 (공약이) 발표가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박 후보는 하나하나에 대해 본인의 의견도 내고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안에 대해 발표를 하는 그런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정책 발표가 늦어짐에 따라 당초 박 후보가 지향했던 '정책 대결'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야당이 단일화 명분쌓기 경쟁을 하더라도 박 후보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여러 국정 전반에 관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으면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데 같이 부실해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NLL 등의 문제로 검증을 시도하더라도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빨리 내놔야 네거티브가 선거판을 지배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보면 박 후보 캠프가 선거 운동의 방향을 퇴행적으로 가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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