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야권 단일화, 1987년 YS-DJ 재현 우려

'평행선' 야권 단일화, 1987년 YS-DJ 재현 우려

김세관 기자
2012.11.23 18:08

23일 '특사 회동'도 성과 '미지수'··· YS·DJ로 갈린 '1987년의 추억' 되살아날 가능성

ⓒ사진=뉴스1제공. 박정호, 이광호 기자
ⓒ사진=뉴스1제공. 박정호, 이광호 기자

이제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 단일화 방식의 접점을 찾기 위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23일 노력도 소득 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단일화 이후 대선승리로 이어진 'Again2002'가 아닌 'Again 1987'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정권교체를 바랐던 범야권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됐던 1987년 대선에서 여당인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는 36.6%라는 낮은 득표율로 승리했었다.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야권의 두 축인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28% 득표율)와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27%)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표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은 이날도 1987년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단일화 방식 협의 실무팀이 나섰다. 전날 박선숙 안 후보 측 공동선대본부장이 '최후통첩' 카드로 제안한 '지지도50%+실제조사(가상대결)50%' 여론조사 협의를 위해 비공개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연락해 두 후보의 의중을 대변할 수 있는 대리인들 간 회동을 제의함으로써 실무팀은 2선으로 물러나 대기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후 역시 비공개로 진행된 양 후보 측 '특사 회동'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타협의 여지도, 시간도 점점 줄어 가고 있다.

대선 후보 등록일은 오는 25~26일. 벼랑 끝까지 간 현재의 상황에서 26일 오전까지 단일후보가 결정되지 않으면 1987년과 비슷한 대선 구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여론조사에 필요한 설문 작성과 면접원 훈련 등의 준비를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전까지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선 24일과 25일 여론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빠듯하기만 하다.

물론 후보등록 이전까지 단일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쪽의 대승적 양보를 통한 '담판' 카드가 남아 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인터뷰와 토론 등을 통해 '절대 양보 불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다만,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각각 후보등록에 나선다고 해서 단일화 가능성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12월10일 이전까지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국민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하지만 범야권이 최악의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는 대선 3자 구도는 피해갈 수 있다.

한편, 대선 3자 구도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범야권 지지층의 동요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전날 '적합도50%+가상대결50%' 절충안을 제안한 문화예술인·종교인 모임은 이날도 긴급 성명을 내고 "안철수 후보에게 촉구한다. 어제 우리가 긴급성명에서 제안한 절충안을 수용하고 실무적인 논의가 당장 시작 될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단일화를 촉구하는 촛불시위도 지난 22일 밤 서울 보신각 앞에서 진행됐으며, 같은 날 전북 완주에서는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남긴 채 아파트서 투신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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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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